"친구야, 600만원 빌려줘"…카카오톡 '피싱 사기' 등장

프로필 이름·사진 그대로…모바일 메신저 보안 주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지인을 사칭한 금전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장모씨(52)로부터 카카오톡으로 금전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카카오톡처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금전 사기 피해 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용자와의 모바일 메신저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씨는 지난 3일 카카오톡에서 친구로부터 600만원을 빌려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평소 메시지를 주고받는 친구의 이름과 사진이 그대로여서 장씨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돈을 보냈다. 하지만 두 시간 뒤 친구 카카오톡 프로필 창의 사진과 이름은 바뀐 상태였고 메시지 대답이 없었다. 송금한 돈은 이미 인출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카카오톡의 서버 해킹이 아닌 단순 사기 사건으로 보고 있다. 고양경찰서 사이버수사대의 최재명 경사는 “상대방 번호만 알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의 특성을 이용한 신종 사기 수법”이라며 “계좌 조사와 함께 피의자가 장씨의 전화번호, 장씨 친구의 이름, 사진 등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측은 예전에도 이런 방식으로 피해를 본 이용자가 있었다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건도 범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창에 전화번호는 없고 이름과 사진만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 사칭 사건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의 보안이 개선되지 않으면 똑같은 일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전화번호만 알면 카카오톡 이용자 누구에게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김주완 /심성미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