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지원, 돈보다는 네트워크"

청년창업사관학교·중기청, 150여명 무박2일 토론회
송종호 청장 "새 지원책 강구"
“정부가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지만 ‘자금’과 ‘기술’이라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멘토링과 네트워킹 지원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23일 경기 안산시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중소기업청 주최로 열린 ‘무박 2일(22~23일) 청년창업 토론회’. 이 자리에 참석한 150여명의 청년창업가들은 송종호 중기청장과 함께 청년창업 정책을 놓고 밤 12시부터 3시간 넘게 토론을 벌였다. 사관학교 2기로 입교한 권인택 씨는 “개별적인 지원이나 교육도 의미 있지만 비슷한 분야의 창업가끼리 매칭해준다면 훨씬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며 “정보 교류를 통해 시야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 업체 간 힘을 합쳐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기 졸업생인 김진환 코코아북 대표도 “각자의 마케팅 채널 등을 공유할 수 있어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생적으로 생겨난 네트워킹 모임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멘토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성공한 선배 기업가나 전문가들이 한 달에 3~4회씩 수년간 지속적으로 멘토링함으로써 창업 성공률이 평균 75%에 이른다”며 “‘재능기부’ 문화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한 졸업생은 “폐업을 위한 SOS긴급센터를 설치하거나 재창업자를 우대하는 등 패자부활전을 지원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도 나왔다. 참석자들과 중기청 측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청년창업가 네트워크 조성 △창업사관학교 선후배 일 대 일 매칭 멘토제도 운영 등의 사항에 합의했다.

송종호 중기청장은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최근 창업생태계가 바뀌고 있음을 실감했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향의 지원책을 강구해 청년창업을 더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은정진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