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고교선택제 폐지 포기

핵심공약 정책오류 시인…2013학년 고입 현행대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핵심 공약 중 하나였던 ‘고교선택제 폐지’를 포기했다. 이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시교육청의 태도로 혼란을 겪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올해와 같은 방식으로 고교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8일 이런 내용의 ‘2013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곽 교육감이 ‘고교 양극화를 막는다’는 의도로 추진해오던 고교선택제 폐지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 제한 등 혼란과 부작용을 더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로 유보됐다.2010학년도부터 시행된 고교선택제는 중3 학생이 서울 전 지역에서 2개 고교, 거주지 학교군에서 2개 등을 선택해 지원한 후 추첨에서 떨어지면 거주지와 인접 학교군 내 고교로 배정되는 제도다. 곽 교육감은 고교선택제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며 ‘폐지안’과 ‘축소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두 가지 안을 두고 모의배정을 해본 결과 폐지안에서는 학교당 학생 수 격차가 현재보다 더 벌어지고, 축소안에서는 성적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 교육감은 이날 고교선택제 폐지 포기에 대해 설명하는 발표문을 통해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 등 전기고와 일반 후기고가 나뉘어진 현 체제 아래서 전기고들을 그대로 둔 채 후기고 배정만 조정하면 전기고 진학열이 더 높아질 수 있는 등 한계가 있다”고 정책에 오류가 있음을 시인했다.영등포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곽 교육감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놨다가 ‘평등 교육’이라는 자신의 이념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것 같으니 한발 물러선 것 같다”며 “그나마 중3 학생들의 혼란이 줄어 다행”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13학년도 고입은 올해처럼 전기고와 후기고로 나눠 치러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