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의 달→가정의 달→여름휴가'…여행株 모멘텀 'UP'

국내 여행주(株)들이 주가반등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여행 예약률이 전년 대비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조원을 웃도는 배당금이 지급되는 4월 '배당의 달'에 이어 어린이날·어버이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 그리고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에 돌입하는 6월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주가 모멘텀(상승동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8일 "지난해 일본의 대지진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지난 3월 이후 여행수요가 분명히 늘어나고 있다"며 "당초 올 3~4월엔 선거가 예정돼 있어 예약률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대증권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3~5월 출발 예약자는 지난달말 현재 전년대비 각각 25%, 40%, 16%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투어 역시 36%, 23%, 17%씩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5월 예약자 증가율이 3, 4월에 비해 다소 부진한데 이는 윤달(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인들은 윤달에 결혼을 피하는 풍습이 있다"며 "이 기간 동안 허니문 예약이 급감해 예약 증가세가 위축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갈수록 5월 예약 동향도 가파르게 반등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나투어의 5월 출발 예약자 증가율은 지난달 11일 -12%에서 28일 +16%까지 뛰어올랐고, 모두투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8%에서 +17%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 중 상장기업들의 배당금이 일제히 지급되는데 이 역시 여행수요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통상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 여행주도 뒤따라 오른다"면서 "이는 증시 호황에 따른 수익이 발생하면 여행 예약률도 높아져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지급 역시 이와 같은 기대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13조1748억원에 이른다.

항공 운항 횟수 증가와 상품마진 개선 등도 여행사들의 이익 턴어라운드를 가속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손윤경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국토해양부가 항공사들이 신청한 하계기간(2012년 3월25일~10월27일) 운항 스케줄을 인가했는데 국제선 노선과 운항 횟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제선 항공 노선은 모두 314개로 전년대비 9.8% 증가했고, 국제선 운항 횟수는 전년의 주 2550회에서 2838회로 약 11.3%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 좌석 공급 증가가 평균좌석 단가 인하로 이어지며 여행수요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손 연구위원은 판단했다. 여행사들도 확보 가능한 좌석 수 증가로 항공사와 협상력이 높아지며 경쟁력 있는 가격의 항공 좌석 공급이 가능해 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소연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외형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에 당분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저가출혈경쟁이 난무했던 작년 2분기와 달리 양사는 현재 하드블록 항공권에 대한 공동대응으로 협상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들의 패키지 2분기 상품마진은 전년보다 각각 1.4%포인트와 0.3%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