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銀, HSBC 11개 지점 '0원'에 인수

MOU 체결…직원은 선별 채용
산업은행이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서울 11개 지점을 경영권 프리미엄(영업권 매각) 없이 인수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다만 HSBC의 기존 직원들에 대해선 일괄 고용승계가 이뤄질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선별 채용하기로 했다. 실제 인수금액은 ‘자산 및 부채 인수(P&A)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0’원에 가까울 것으로 산은 측은 예상하고 있다.

산은은 9일 HSBC 측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산은은 HSBC 서울지점 개인금융 사업부문의 예수금 전액과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담보대출채권, 11개 지점 등을 P&A 형식으로 인수할 예정이다. 2~4주간의 자산 실사 후 매매계약과 금융당국 인·허가 등을 거쳐 가능한 한 빠른 기간 내에 인수를 마무리짓기로 했다.인수대금은 사실상 ‘0원’이 될 전망이다. 산은 측은 “이번 자산양수도 거래는 HSBC 보유예수금 전액과 동일 규모의 담보대출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인수대금 지급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우량 대출자산을 선별적으로 인수할 수 있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HSBC 지점의 자산가치는 2500억~3000억원으로, 부채 규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인수 자산과 부채 규모를 비슷하게 맞춰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산은은 다만 기존 HSBC의 정규직 및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해선 일괄적 고용승계를 보장하기보다는 최대한 선별 채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최대한 기존 인력을 흡수한다는 원칙엔 변화가 없지만, 직원들의 경력과 스펙을 따져 다시 고용 계약을 맺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