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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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베르디의 초기작 ‘에르나니’는 아름다운 선율과 리드미컬한 박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걸작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한 인기는 없다. 정의로운 산적 두목 에르나니, 아라곤의 실바 대공, 스페인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선출되는 카를로는 엘비라라는 한 여인의 사랑을 놓고 경쟁한다. 그러면서도 정정당당한 대결이 아닐 때는 라이벌을 도망치게 하거나 숨겨주고, 붙잡은 상대를 사면하는가 하면, 주인공 에르나니는 문서화하지도 않은 연적과의 언약을 지키고자 목숨까지 바친다.

별 인기가 없는 것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오페라 주인공들의 행동이 어리석게 보이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오늘 선거에서는 대의명분과 약속에 우직하게 매달리는 오페라의 주인공 같은 영웅들이 승리하기 바란다. 이익을 위해 쉽게 소신을 버리고 거짓말을 해대는 소인배는 결코 영웅이 될 수 없다. ▶QR코드 찍으면 선율과 함께 동영상이 뜹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