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데이븐포트 美 밥슨대 교수 "데이터 폭증…기업, 분석목표부터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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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데이터 유통 많지만 관행 얽매인 의사결정 문제…CEO '분석' 중요성 알아야“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 탁월한 경영성과를 얻을 수 있다.”
피터 드러커, 톰 프리드먼과 함께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밥슨대 교수(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많은 데이터가 공급 유통되고 있는 곳”이라며 “빅데이터 분석에 기업들이 더 많은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LG CNS가 개최한 ‘엔트루월드 2012’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한국을 ‘이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소(The most interesting place on earth)’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한국은 통신이나 모바일 기기가 많이 퍼져 있고, 빅데이터라고 불릴 만한 정보들이 넘쳐흐른다는 얘기다.
빅데이터는 모바일메신저나 통신 등을 포함한 온갖 곳에 쌓이는 데이터를 말하는 것으로 ‘가공되지 않은 엄청난 분량의 정보’를 통칭하는 말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초기 단계인 빅데이터 분석에 적극 나서면 탁월한 경영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 ‘리더의 인식’을 꼽았다. 빅데이터 분석과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을 최고경영자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대표가 ‘우리는 데이터를 절대 내다 버리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예를 들었다.
그는 또 “한국의 기업문화가 ‘분석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기업의 조직구조가 계층적이고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기존 관행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려는 목표가 분명해야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룰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먼저 하고 나서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점을 가지는 전략 분야를 먼저 정하고, 그 분야에 등장하는 데이터 유형과 분석 방법을 파악한 뒤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분석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데이터가 폭증하는 세상에서는 ‘좋은 결정’을 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