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투자 열풍 타고…펀드시장, ELF가 '접수'

올 신규펀드의 절반 육박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 앞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주가연계펀드(ELF)가 올 들어 출시된 국내 신규 펀드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펀드시장에서 입지가 커지고 있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주식형펀드를 환매해 증권사 ELS로 속속 갈아타자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ELF를 내놓으면서 ‘투자자 잡기’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22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에서 새로 나온 ELF는 56개다. 올해 전체 신규 출시 펀드(132개)의 42.4%에 달하는 수치다. ELF는 채권혼합·주식혼합·액티브주식일반·글로벌채권(각각 7개 신규 설정) 등을 따돌리고 올 들어 신규로 가장 많이 설정된 펀드 유형이 됐다.같은 기간 ELF의 신규 설정액은 4674억원으로, 전체(2조8039억원)의 16.6%에 달했다. 글로벌채권(8843억원), 인덱스주식코스피200(4847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최근 한 달간을 놓고 보면 펀드시장에서‘ELF 쏠림 현상’은 더 강화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새로 나온 ELF의 개수 및 설정액은 23개, 3428억원으로 전체의 43.4%, 54.4%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불고 있는 ‘ELS 열풍’을 반영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4조5049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증권사들의 ELS 신규 발행액은 지난달에만 5조원을 넘어섰다. ELS로 시중 자금이 쏠리자 자산운용사들도 ELS에 투자하는 ELF를 내놓으면서 투자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ELF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겐 비교적 매력이 높은 상품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ELF의 평균수익률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10.66%로, 주식형펀드(9.07%)를 앞서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도 ELF는 1.21%의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반면 주식형펀드는 -2.23%를 나타냈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마케팅본부장은 “ELS는 개인들이 상품마다 제각각인 기초자산 상환조건 등을 이해하고 투자를 해야 하지만 ELF는 자산운용사가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ELS를 선별해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인들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가 전망이 크게 호전되지 않는 한 올 하반기까지 ELF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ELF는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자금이 묶일 수 있어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