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전원주택·펜션 대신 '미니하우스' 뜬다

가구당 1000만~3300만원…내부에 욕실·화장실 갖춰
한달이면 설치 가능…건축 인·허가 필요없어 '인기'

< '미니하우스' : 이동식 >

평소 전원생활을 꿈꿔왔던 자영업자 김모씨(47)는 최근 강원도 법흥계곡 인근에 300㎡ 규모의 땅을 매입했다. 최소 1억5000만~2억원 가량이 들어가는 전원주택 건축비 로 고민하던 그는 1000만원을 들여 20㎡(6평) 규모의 ‘미니하우스’를 설치했다.

김씨는 “주말에 가끔 머무르는 공간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한다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관도 전원주택과 큰 차이가 없고 생활하는 데도 불편이 없어 대만족”이라고 말했다.건축비가 비싼 전원주택이나 펜션을 대체하는 미니하우스가 새로운 ‘리조트 주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이동도 가능해 미니별장, 농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알려지고 있어서다.

◆전원주택·펜션 대체용 실속주택

미니하우스의 정확한 정의는 ‘이동식 주거형 가설 설치물’이다. 미니하우스의 태동기인 5~6년 전에는 주로 컨테이너를 개조한 형태의 미니하우스가 주류를 이뤘지만, 지난해부터 조립식 형태의 목조건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목조형 미니하우스는 바닥면적 20㎡(6평), 25㎡(8평) 규모가 대부분이다.가격은 바닥면적의 크기에 따라 가구당 1000만~3300만원 선이다. 통상 2억원 안팎의 전원주택이나 2억5000만~3억원가량이 들어가는 펜션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주말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이동이 가능해 적당한 부지만 있으면 설치할 수 있다. 20㎡짜리 미니하우스는 별도의 농지전용이나 건축 인·허가 절차가 필요 없어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미니하우스 제작업체인 스마트하우스의 이영주 대표는 “농막으로 분류돼 가설물 설치 신고만 하면 어느 곳이든 설치할 수 있다”며 “귀농이나 주말 레저를 즐기려는 전원주택 수요자나 펜션 영업을 추진하는 투자자들이 투자비가 적게 드는 미니하우스를 대체 상품으로 찾는 추세”라고 전했다.

◆주문부터 설치까지 한 달이면 ‘뚝딱’시중에 나와 있는 미니하우스는 크게 목조형과 컨테이너 개조형 등으로 나뉜다. 업계에 따르면 미니하우스를 제작·판매하는 업체들은 스마트하우스, 핀란드하우스, 큐브디자인개발, 휴먼C&D 등이 대표적이다.

주문에서 현장 설치까지 2~5주일 정도 걸린다. 목조형 미니하우스의 경우 습기에 강한 캐나다산 삼나무나 가문비나무 등을 사용, 여름 장마철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내부는 옵션에 따라 침실, 욕실, 화장실 등이 설치된다. 수도나 전기를 끌어 쓸 수도 있다. 다만 수도와 전기 등 간선설비를 설치할 경우 20㎡ 미니하우스도 건축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격은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20㎡ 기준 1500만원 안팎, 25㎡는 3000만~3300만원 선이다. 이 중 스마트하우스는 시장 확대를 위해 1500만원짜리 20㎡형 미니하우스를 1090만원에 공동할인 방식으로 판매하는 특판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전원주택컨설팅업체인 광개토개발의 오세윤 대표는 “최근 평창 등 펜션 밀집지역에서는 미니하우스를 단체로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