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2일 협상 개시 선언

베이징 장관회담서 발표
한국과 중국이 2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

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중국으로 출국, 베이징에서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한·중 FTA 협상 개시를 위해 최종 협상을 벌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협상 개시를 위한 핵심 쟁점과 공동성명문 문안에 대해 양국이 협의점을 찾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양국은 오는 12~1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간의 한·중 정상회담 이전에 협상 개시를 선언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물밑에서 접촉을 벌였다.

양국은 농수축산물과 섬유 등 민감 품목과 공산품 등 일반품목으로 나눠 2단계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FTA가 농어민들을 자극해 정치적인 부담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일단 협상 개시와 함께 큰 틀에서 민감품목을 조정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본협상에 앞선 1차 협상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달 30일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우리측 요원이 크게 다치는 등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겨 한 때 협상개시 선언이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공청회를 거쳐 4월 23일 국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한·중 FTA를 위한 국내 제반 절차는 모두 마무리 했다. 당시 공청회에 참석한 박 본부장은 농수산 부분과 취약 중소기업업종을 한·중 FTA 협상 때 민감 또는 초민감 품목이 되도록 특별히 배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본부장은 “민감 품목에 대한 구상과 대체적인 윤곽은 갖고 있다”며 “중국과의 민감성 품목을 정하는 1차 협상이 진전이 없을 경우 2차 협상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