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부동산] 우물 메우려면 지혈하듯 주의·정성 기울여야

사람의 일생은 물로 시작해 물로 끝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풍수에서 물맛이 좋은 마을은 그 터가 길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물이 좋은 곳은 물의 정기를 받아 훌륭한 인물이 태어난다. 수질이 나쁜 마을은 큰 인물이 나기 어렵다.

물은 향기롭고 맑아야 귀하다. 물맛이 시거나 쓴 것은 좋지 못하다. 탁한 것 역시 꺼린다. 사시사철 온도의 변화가 없어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지고 여름에는 차야 대지의 기를 품은 물이다.요즘은 상수도 물을 상용하거나 정수기로 정화시킨 물, 생수 등을 먹는다. 우리의 고유한 물맛을 지닌 우물·샘은 쓸모가 없어져 흉물처럼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때때로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집터에 남아 있던 낡은 우물을 메울 때는 특별한 주위가 필요하다. 옛말에 낡은 우물을 함부로 메우면 눈병과 귓병이 생긴다고 했다. 민간 신앙에선 정화수를 뜨던 신성한 우물을 함부로 메워 버리면 신의 노여움을 산다고 생각했다. 과학적으로 봤을 때도 우물을 메운 자리는 주위의 땅과 지질이 달라 지반의 부동 침하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 위에는 집을 짓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우물을 메울 때도 콘크리트 잔해, 진흙 따위로 메우면 곧 구덩이가 다시 생긴다. 풍수에선 우물 바닥의 모래나 자갈 등을 남김없이 들어내고 깨끗하고 고운 흙만을 사용해 꼭꼭 다지면서 메우라고 권한다. 우물은 땅속의 수맥이 터져 물이 고인 것이니 튼튼히 메워야 수맥의 물이 다시 새어나오지 않는 까닭이다. 마치 사람 몸에 상처가 생겨 피가 흘러나오면 연고를 바르고 붕대로 동여매 지혈을 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만약 우물을 대충 메우면 수맥에서 물이 계속 흘러나온다. 이것은 필경 음기를 불러와 가족 중 몸이 아픈 사람이 나타난다.

고제희 <대동풍수지리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