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사이클 무시하고 투자했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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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자산관리21세기는 평생에 걸쳐 투자를 하고 자산을 관리하는 소위 ‘생애자산관리’의 시대이다. ‘생애자산관리’의 개념이 단순히 ‘은행 대비 높은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구’ 때문에 부각됐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히려 늘어나는 개인파산, 자산가격의 변동성 증가, 공적연금의 재정악화 등 20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각종 재무적 위험들에 대한 대응수단으로서 ‘생애 자산관리’가 출현했다는 것이 옳은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치명적 위험으로부터 가계 보호
20대, 소득공제 받는 연금저축 필수
3040, 고수익 상품 30%…ELS·채권 70%
5060, 연금보험·월지급형 상품 관심을
즉, 생애자산관리는 인생의 단계별로 반드시 갖추고 이해해야 하는 자산관리의 원칙들을 제시한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빈곤화나 부도 등의 치명적 위험으로부터 개인과 가계를 보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10대 중반에서 후반은 정기적인 소득이 없음은 물론 소비활동 또한 매우 제한적인 시기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멀쩡한 성인이면서도 이자율이나 부채, 투자 등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이른바 ‘재무적 문맹(Financial illiteracy)’ 현상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투자와 저축의 차이를 알고,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원리금이 커지는 복리효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청소년 시기를 보낸다면 향후 성인이 되어 개인파산을 당하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태어난 후 처음으로 상당한 수준의 소비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는 20대이다. 일정하지는 않지만, 소득이 발생하면 명품을 사기도 하고 친구들과 생맥주를 즐기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돈을 모으기보다는 건전한 소비생활을 통해 저축여력을 확보하고 소비자 부채를 최소화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소비를 하고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수는 단 한 장으로, 그리고 무이자할부 구매의 유혹을 이기는 능력을 20대에 갖춰보자.
어느 정도 소득이 생기고 정기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는 시기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부터다. 또한 태어나서 처음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하고, 국민·퇴직·개인연금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3대 연금제도에 처음 가입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마도 큰 목돈을 가지지는 못하겠지만 난생 처음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지는 시기인 만큼 꾸준한 저축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0대에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금융상품은 장기적인 투자에 따른 복리효과와 소득공제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세제적격 개인연금 저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녀가 태어난다면 부모 나이 50대에 대학에 진학하는 자녀의 학자금 마련을 위해 한 달에 20만원 정도는 적립식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30대 중반에서 40대는 일정한 재무 목표들이 생기고, 그것들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직장인의 경우 운이 좋으면 우리사주나 성과급 등의 형태로 예상외의 목돈을 만지기도 할 것이다. 본격적인 자산관리를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의 재무적인 의사결정은 향후 개인적인 ‘부’의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전까지는 그리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던 각종 위험에 대한 관리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최소한 전체 금융자산의 30% 정도는 장기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은 물가상승률 이상의 세후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채권 등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40대에 목돈을 운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관리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0대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고용에 대한 불안이 부각되면서 반대로 자녀를 위한 각종 부담이 증가하는 재무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이다. 무리하게 노후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 퇴직금이나 개인연금을 자녀교육에 쏟아붓는 행동은 자신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노후생활마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금융자산에 여유가 있다면 다소 높은 수준의 금리와 절세효과를 추구할 수 있는 각종 연금보험 상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금융자산에 여유가 많지 않다면 물가상승률 대비 상당한 수준의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일정수준의 리스크관리와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각종 월지급형 투자상품이 좋은 대안이다.
○자격 갖춘 자산관리사와 상의를
50대 후반~60대 중반은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면서 서서히 은퇴생활을 준비해 나가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60대 취업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직장을 퇴사한 이후에도 일정기간은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는 재무적인 의사결정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처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도시에 있던 주택을 처분해 은퇴자산을 보강하고 상대적으로 거주비용이 적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방법은 가족의 동의만 있다면 매우 합리적인 은퇴전략이다. 위에서 제시한 생애자산관리 전략은 가장 평범한 중산층 가장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가장의 재무형편에 따라 연령별로 상속 및 증여전략이 부각될 수도 있고, 혹은 최소한 공적연금이라도 지키는 전략이 최선이 될 수도 있다.
생애재무전략은 개인적인 재무적상황과 재무목표, 그리고 금융시장의 여건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반드시 자격을 갖춘 자산관리사와 상의를 해 나가면서 세울 것을 권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프리미엄상담1센터장 dohyun3258.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