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연봉 올리려다 주주들에 쫓겨난 英 아비바 CEO

영국의 대형 보험사인 아비바의 앤드루 모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주가 폭락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임금을 올리려다 주주들의 반발에 밀려 사퇴했다.

아비바는 8일 성명을 통해 “앤드루 모스는 CEO직을 즉시 그만두고 회사를 떠났다”고 발표했다. 존 맥팔레인 차기 CEO 지명자가 일단 그의 공백을 대신하게 된다. 모스 CEO는 지난주 열린 주총에서 경영진의 연봉을 5% 인상하려고 시도했다. 주주 59%가 임금 인상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등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자신의 연봉을 전년도와 같은 수준인 96만파운드(18억원)로 동결하는 내용의 경영진 임금인상 방안을 주주총회에 제출했다가 부결됐다.

아비바는 2007년 7월 모스가 CEO직을 맡은 이후 시가총액이 120억파운드(22조원)가량 날아갔다. 지난해만 주가가 33% 하락했다. 최근 미국 씨티그룹과 영국 바클레이즈 등 대형 금융사 주총에서 주주들이 잇따라 경영진의 고액임금에 반기를 드는 등 주주들의 집단행동이 강화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