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울퉁불퉁 혈관, 하지정맥류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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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칼럼‘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해마다 5월이면 훈훈한 광경이 펼쳐진다. 카네이션과 작은 선물로 선생님들께 감사를 표하기 앞서 온 종일 교단에 서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다리를 한번쯤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김재영 <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 >
교사는 하루종일 서서 일하다 보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다리로 피가 몰리게 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정맥혈이 발 끝까지 도달했다가 다시 올라간다. 결국 정상적인 혈액순환에 방해가 되고 하지정맥류에 걸릴 위험성이 커진다. 일종의 직업병이다.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속에서 심장으로 향하는 혈액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역류 현상을 막는 판막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역류한 피가 하지(다리)에 고이면서 혈관 탄력이 저하되고 그 압력으로 인해 다리 근육을 감싸는 엷은 막과 피부 사이에 있는 정맥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 피부 표면 위로 튀어나온 혈관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년 5월이면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실시하고 있는 필자는 병원을 찾은 교사들의 다리건강 관리실태를 생생하게 전해 듣고 있다. 이들은 하지정맥류 초기 증상을 단순한 피로감으로 여기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다리가 무겁거나 잘 붓고 욱신욱신 쑤시는 느낌이 나는 수준이다.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다 보면 다리에 푸른 혈관이 눈에 띄게 드러나거나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온다. 사실 하지정맥류 검진과 치료법은 매우 간단하다. 질환을 일찍 발견해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특수약물을 혈관에 주사하는 혈관경화요법을, 증상이 심한 경우 정맥 내 레이저 수술을 실시한다. 어떤 치료법이든 입원이나 마취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일상생활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교사의 건강 악화는 교육의 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물론 어떤 질환이든 예방이 최선이다. 서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직업군이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은 일상에서 틈틈이 발목 돌리기나 제자리 걸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호르몬이나 유전적 영향으로 남성보다 하지정맥류에 걸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은 보정속옷, 하이힐, 꽉 끼는 하의를 가급적 삼가하면 도움이 된다. 걷기, 수영, 요가 등 혈액순환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김재영 <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