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 시민권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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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맥건 < 칼럼니스트 >달러가 예전의 달러가 아니라고 한다. 미국 국적도 마찬가지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800명의 국외 거주 미국인들이 국적을 포기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쉬운 대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이다. 그의 재임기간 중 국적 포기자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집권 기간에 연 평균 국적포기자는 482명이었다. 하지만 2009년 742명, 2010년 1534명에 이어 지난해엔 1788명까지 늘어났다. 또다른 쉬운 대답은 세법 자체보단 국세청을 비난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일하는 미국인이든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이든 “합법적으로 요구되는 것보다 더 많은 세금을 지불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미국납세자연맹은 주장한다.
기업인 몰아내는 미국 세법
매우 성공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에 관해서라면, 미국은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미국인은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는 1800건의 국적 포기가 말해주는 것을 냉정하게 살피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해외에서 일하는 미국인의 숫자나 미국 시민권을 갖고 싶어하는 외국인 숫자와 비교해보면 1800건은 새발의 피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세법의 비효율성에 관해서라면 1800명의 전(前) 미국인들은 광산의 카나리아가 될 수도 있다.미국 세법은 미국인들을 경제적으로 배척당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외국은행들은 미국인들을 고객으로 맞길 거부한다. 일부 벤처 기업들은 더 이상 미국인들을 파트너로 원하지 않는다. 미국인들에게 이득이 돼 왔던 사업 기회들도 이젠 다른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고 있다.
성공한 외국인들에게 미국의 세금제도는 “미국과의 복잡한 관계를 피하라”고 말하고 있다. 세금전문 변호사 앤드루 미첼은 “내 조언은 외국에서 작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는 것에 대해 두 번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국세청과 거래를 시작하기 전까지 많은 이들이 그들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지 못한다”고 말했다.
親기업 환경에 도움돼야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이런 흐름엔 한 가지 원인이 있다. 해외에서 돈을 버는 미국인들과 미국기업들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고집이다.
해외 거주 미국인 권리옹호 단체를 이끌고 있는 재키 버그니언은 이런 미국의 접근이 개인적 차원에서도, 기업 차원에서도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버그니언은 개인 차원에선, 국세청이 “매우 복잡한 이중 과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더 많은 자본 비용을 의미한다. 버그니언은 의회가 이 단점을 상쇄하기 위해 해외에서 번 돈에 대해 세금징수를 연기하는 것과 같은 간헐적인 방법으로 오히려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미국은 큰 질문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 당신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면, 미국인이 되길 원하겠는가? 그래서 국세청에 당신의 국제적 활동에 대해 신고하겠는가? 아니면 성공을 억누르기보단 환영하는 세계 어딘가에서 행복한 삶을 살겠는가. 재능과 투자가 빠져 나가지 못하게 벽을 세우는 대신, 의회는 이들을 미국이 끌어들일 자본으로 취급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이 글은 윌리엄 맥건 칼럼니스트가 ‘미국 시민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What’s U.S. Citizenship Worth?)’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윌리엄 맥건 < 칼럼니스트 > / 정리=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