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악!'…코스피 3.4% 폭락해 1780선 '털썩'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정위기 여파로 국내 증시가 주저앉았다.

코스피지수는 5개월 만에 1800선을 하향 돌파한 뒤 장중 1770선까지 미끄러졌고, 코스닥지수는 7개월 만에 45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이 13일(매매일 기준) 연속 '셀 코리아'를 외치며 4273억원 어치 보유주식을 시장에 내다팔았고,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5000억원 가까이 쏟아져 나왔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0% 폭락한 1782.4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4.15% 빠진 448.68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으로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단계 강등 조정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했고, 무디스도 스페인 4개 지방 정부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려 재정 위기 우려를 증폭시켰다.

무엇보다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와 프로그램 매물 폭탄이 이날 지수 폭락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외국인은 4308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이달 들어서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도행진을 이어갔다. 또 대외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베이시스(선물과 현물간 가격차)가 백워데이션(-) 상태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탓에 프로그램 매물이 5000억원 가까이 쏟아져 나왔다. 차익 매도물량은 약 1772억원, 비차익은 약 3228억원에 달했다. 전업종이 급락했다. 특히 대외 악재에 유독 민감한 전기전자(-4.03%), 은행(-4.15%), 증권(-3.85%), 운수장비(-4.01%), 운수창고(-4.27%) 업종 등이 4%대 폭락세를 보였다. 비금속광물(-4.88%) 종이목재(-3.95%) 기계(-4.47%) 의료정밀(-4.13%) 업종 등도 4% 이상 빠졌다.

시가총액 최상위종목들도 일제히 폭락했다. 대장주(株)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66% 내린 116만6000원으로 장을 마쳤고, 현대차도 5%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포스코, 기아차,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SK하이닉스 등도 2~5% 가량 주가가 뒷걸음질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