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가맹점ㆍ밴社, 카드수수료 담합…시민단체, 31개社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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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이 신용카드 거래를 대행해주는 밴(VAN)사와 대형 가맹점을 검찰에 무더기로 수사 의뢰했다. 밴사가 대형 가맹점에 주는 리베이트 때문에 신용카드사들이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내려주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민단체들은 다음달부터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대형 할인점 앞에서 전국적인 규탄 대회까지 벌이기로 했다.
유권자시민행동,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6개 시민단체는 서울중앙지검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업계 1위 밴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 등 13개 밴사를 수사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다. 밴사뿐 아니라 홈플러스,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하이마트, 미니스톱, 현대오일뱅크, S-OIL 등 18개 대형 가맹점도 수사 의뢰 대상에 올렸다. 시민단체가 밴사와 대형 가맹점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및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 대표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차별을 막고 있지만 밴사와 대형 가맹점의 불공정한 거래가 뿌리뽑히지 않으면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21일 말했다. 그는 “밴사들이 신용카드 결제 1건당 받는 135~155원의 수수료 가운데 50~90원이 리베이트로 새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리베이트만 없애도 연간 수백억원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돈을 주는 밴사보다 이를 요구한 대형 가맹점의 잘못이 더 크다며 다음달 홈플러스 앞에서 규탄 대회를 벌이고 이를 상시적이고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밴업계는 신용카드사의 과다한 마케팅 비용 책정 등 더 크고 구조조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중소업체인 밴사만 나무라는 형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밴 수수료의 규모는 신용카드 전체 거래액의 0.18%에 불과하고 11개 회원사의 총 영업이익도 연간 1000억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베이트 여부를 조사 중에 있지만 밴사가 가맹점에 주는 돈은 음성적 리베이트가 아니라 계약서에 버젓이 나와 있는 항목”이라며 “밴업계가 마치 ‘복마전’으로 비쳐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유권자시민행동,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6개 시민단체는 서울중앙지검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업계 1위 밴사업자인 한국정보통신 등 13개 밴사를 수사해 달라고 최근 요청했다. 밴사뿐 아니라 홈플러스, 이마트, 농협하나로마트, 하이마트, 미니스톱, 현대오일뱅크, S-OIL 등 18개 대형 가맹점도 수사 의뢰 대상에 올렸다. 시민단체가 밴사와 대형 가맹점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오호석 유권자시민행동 및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 대표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차별을 막고 있지만 밴사와 대형 가맹점의 불공정한 거래가 뿌리뽑히지 않으면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21일 말했다. 그는 “밴사들이 신용카드 결제 1건당 받는 135~155원의 수수료 가운데 50~90원이 리베이트로 새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리베이트만 없애도 연간 수백억원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돈을 주는 밴사보다 이를 요구한 대형 가맹점의 잘못이 더 크다며 다음달 홈플러스 앞에서 규탄 대회를 벌이고 이를 상시적이고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밴업계는 신용카드사의 과다한 마케팅 비용 책정 등 더 크고 구조조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중소업체인 밴사만 나무라는 형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밴 수수료의 규모는 신용카드 전체 거래액의 0.18%에 불과하고 11개 회원사의 총 영업이익도 연간 1000억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베이트 여부를 조사 중에 있지만 밴사가 가맹점에 주는 돈은 음성적 리베이트가 아니라 계약서에 버젓이 나와 있는 항목”이라며 “밴업계가 마치 ‘복마전’으로 비쳐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