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 'K팝스타' 영입 딜레마
입력
수정
당장 수익 만회 위해 박지민 등 영입했지만…▶ 마켓인사이트 5월23일 오후 2시12분 보도
최근 주가 너무 올라 母기업과 합병엔 '부정적'
코스닥 상장업체 JYP엔터테인먼트(JYP ent.)가 신인 연예인을 다수 영입해 빈약했던 수익원 확충에 나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주가 ‘약발’은 하루에 그쳤다. 시장에선 그 이유를 모기업인 제이와이피와의 ‘합병 방정식’에서 찾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모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출신 박지민 백아연 박제형과 전속 계약을 맺었다. 이들이 소속될 곳은 모기업인 제이와이피가 아닌 코스닥에 상장된 자회사 JYP엔터테인먼트로 확정됐다.
신인 연예인을 JYP엔터테인먼트로 배치한 것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21억6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15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10월 전속 계약이 종료된 가수 비의 공백이 가시화된 영향이다.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계속기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인적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했다”며 “K팝스타를 통해 검증된 신인들을 영입했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이와이피는 2010년 말 가수 비의 소속사 제이튠엔터에 유상증자를 한 후 소속 연예인인 박진영과 미쓰에이를 옮기는 방법으로 일부 사업부를 사실상 우회상장했다. 이렇게 탄생한 JYP엔터테인먼트는 현재까지 박씨와 미쓰에이 단 두 연예인에만 의존하는 구조였다.
제이와이피의 목표는 원더걸스, 2PM이 속한 모기업과 JYP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해 완전히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도 JYP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이나 YG엔터테인먼트 정도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선 모기업과의 합병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변수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하락해야 제이와이피와의 합병이 성사될 수 있다. 박씨(44%)와 로엔엔터테인먼트(25%) 등 제이와이피의 대주주 지배권이 크게 희석되지 않는 범위에서 합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제이와이피 대주주가 합병비율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난 3월 모기업과의 합병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힌 것도 지난해 말부터 한류열풍에 주가가 치솟아 모기업 대비 합병비율이 너무 비싸진 탓이다. 합병이 가능한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000원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JYP엔터테인먼트가 당장의 수익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예인을 확충했지만, 합병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감안하면 수익 증가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낮추든가, 모기업 제이와이피의 기업가치를 높여야만 추후 합병 시 제이와이피 대주주들의 지배권에 흔들림이 없다”며 “적자 상태를 놔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기업보다 더 성장시킬 수도 없는 JYP엔터테인먼트 입장도 난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박지민 씨 전속 계약 소식에 지난 22일 11%까지 상승했다가 이날 2%대 하락으로 돌아섰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