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갑정 한국월드키친 대표 "국그릇 각도 정하는데 6개월 고민"

한국, 코렐 매출 20% 차지…한국형 식기로 시장 공략
“국그릇을 오목하게 만들면 기존보다 높게 못 쌓죠. 하지만 국을 충분히 담을 수 있어요. 국그릇 홈의 각도를 얼마로 정할지만 놓고 6개월 이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한국 맞춤형 식기 ‘코리안웨어’를 출시한 박갑정 한국월드키친 대표(49)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1위 주방용품 월드키친이 특정 국가의 식생활을 반영한 식기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제품을 내놓기까지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국 대접과 밥 공기로 이뤄진 코리안웨어는 국 대접의 경우 기존보다 10도 더 오목하게 만들고 밥 공기는 330㎖로 크기를 25% 줄인 게 특징. 한국인 식탁에 맞도록 국은 더 많이 담을 수 있게, 밥은 더 적게 담을 수 있게 제품을 리모델링한 것.

깨지지 않는 그릇 ‘코렐’ 브랜드로 유명한 월드키친은 그동안 특정 국가를 겨냥해 제품을 따로 내놓은 일이 없다. 때문에 한국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자는 의견을 내놨을 때 본사에서 반대가 심했다. 그럼에도 월드키친이 코리안웨어를 승인한 것은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 한국은 코렐 전 세계 매출 가운데 20%를 차지해 북미(56%)에 이어 2위 시장이다. 아시아 내 매출 비중은 59%에 달한다. 본사에서 전용 라인을 구축하고 금형을 새로 뜨는 등 150만달러를 투자한 이유다. 코리안웨어는 6월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 후 세계 각지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코리안웨어 출시로 코렐 매출이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대표 브랜드 코렐을 앞세워 코닝웨어, 파이렉스, 비전 등 다른 브랜드도 집중 육성한다는 각오다. 박 대표는 “코렐은 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99%, 보유율은 80%에 육박한다”며 “제2, 제3의 코렐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취임 80여일을 맞은 박 대표는 한국월드키친을 국내 대표 식기기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그는 “외식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음식을 만드는 게 귀찮고 어려운 일로 여기는 탓”이라며 “편리하고 건강한 월드키친 식기가 온 가족이 한솥밥을 먹는, 가족 유대관계를 복원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