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그룹 '핵심' 팔아 회생자금 마련…태양광산업 캐시카우로 육성

기업은 리모델링 중 - (14) 웅진그룹
▶ 마켓인사이트 6월5일 오전 9시29분 보도


재계 서열 30위권 이상 그룹 중 최근 사업 전략 변화가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웅진그룹(회장 윤석금·사진)이다. 그룹 핵심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가 없는 웅진그룹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으로 어떤 새로운 성장 전략을 펼칠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웅진그룹의 향후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행보는 △웅진케미칼 지분 이동 △웅진씽크빅의 잇단 계열사 합병 등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팔면서 회사가 보유하던 웅진케미칼 지분을 모두 웅진홀딩스로 옮기기로 했다. 산업용 수처리산업은 그룹이 계속 갖고 가겠다는 뜻이다. 웅진그룹은 또 웅진씽크빅을 계열사와 잇따라 합병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출판사업을 일원화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웅진패스원, 에듀왕, 위드에프피 등 교육 관련 계열사들이 모두 웅진씽크빅에 합쳐졌다.

이런 일련의 행보는 태양광 수처리 등 이른바 친환경 산업 분야를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교육사업이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란 진단이다.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이 1조1000억~1조3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웅진홀딩스의 웅진코웨이 보유지분(31.08%) 주가에 30% 안팎의 프리미엄을 얹은 금액이다.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재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웅진그룹의 단기차입금은 웅진홀딩스 1600억원을 포함해 3500억원 수준이다.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인 극동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 금액도 4500억원에 달한다.

웅진그룹은 매각 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입금과 지급보증을 해소하는 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웅진폴리실리콘 2공장 투자에도 3500억~4000억원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웅진그룹 차입금 해소에 1500억원, 극동건설 PF 만기 대비 자금 1500억원, 웅진케미칼 인수자금 1781억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자금이 웅진폴리실리콘 투자금과 그룹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통해 당장 한숨 돌리는 효과는 있겠지만 그룹의 턴어라운드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태양광사업이 웅진코웨이를 대체하는 캐시카우로 부상할지는 태양광산업의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