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美 경기부양책 내놔도 위기 해결책 안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미국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더라도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적으로 바꾸는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20일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일반 국민은 내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무슨 결정이 나면 그 다음날 좋은 해결책이 나오리라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FOMC의 결정이 중요한 시사점이 있지만 (미국도) 하나의 특정 정책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 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은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한 자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며, 변화에 더욱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시장에서는 미국 시간으로 1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FOMC 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총재는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지속 가능한’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회의가 잘 되는 모양”이라며 유로안정화기구(ESM)를 즉각 설립하자는 논의가 이뤄지는 것을 예로 들었다. 특히 그는 “회의에서 ‘양자 간·다자 간 감시체계 강화’를 얘기하는 것을 보면(조만간) ‘글로벌 지배구조’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 일부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위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며 발생 확률이 낮은 ‘테일 리스크(tail risk·꼬리 위험)’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