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폭탄돌리기'에 취했나…200원짜리 지엠피, 올 950%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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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펀드 '탈출' 기회만 제공…20일 하루 거래정지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지엠피가 ‘이유 없는 급등’을 지속하다가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 지엠피는 올 들어 950% 올랐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9일 단기간 주가 급등을 이유로 지엠피를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지엠피는 20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15일 전 종가보다 100% 이상 상승하고, 최근 20일간의 주가상승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4배 이상일 경우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한다.
회사 측은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서 “해외 바이어와 제품에 대한 상담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을 뿐 “그 외에 중요한 정보는 없다”고 답했다. 이달 들어 2건의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했지만 각각 작년 매출의 2.14%와 2.23%에 불과해 주가 상승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엠피는 라미네이팅 기계 및 필름 전문생산업체로 199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라미네이팅은 신분증이나 인쇄물에 필름으로 코팅 처리해 훼손을 방지하고 광택을 내는 기술이다. 리먼브러더스인터내셔널을 비롯해 서스키스하나, 캐피털벤처스, 셰인캐피털 등 국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외국계 펀드들도 지엠피 지분을 사들였다.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외국계 펀드는 손실을 본 채 작년 말 10.5%까지 보유 비중을 줄였다. 남아 있던 외국인도 최근 주가 상승을 이용해 18일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팔고 떠났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자기만 걸리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에 ‘폭탄 돌리기’ 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