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신차 물량 공세…국산차는 '수비 모드'

하반기 중형세단 출시 경쟁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수입차들이 하반기에 신차를 대거 내놓고 대공세를 펼친다.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10개(전면 변경 기준)를 포함해 30여종(부분변경 포함)의 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슈퍼카급의 고성능모델부터 중·대형차, 소형차, 픽업트럭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폭스바겐 파사트, 포드 퓨전,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렉서스 ES 시리즈 등 대표적인 중형세단이 많아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업체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하반기에 신차(전면 변경 모델 기준)를 내놓는 곳은 기아자동차(포르테 후속 K3) 한 곳뿐이다. K7·쏘렌토R 및 SM3·SM5 부분변경 모델을 합쳐도 손에 꼽을 정도로 ‘신차 가뭄’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연간 시장 점유율 10% 돌파가 머지않았다”며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하반기 자사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국내 시장에서 쏘나타·그랜저급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다양한 신차로 물량 공세 펴는 BMW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BMW는 하반기에 총 6개 모델을 내놓는다. 640i 그란 쿠페(배기량 2979cc)와 525d xDrive 투어링(1995cc), 뉴 M5(4395cc), 뉴 X6 M(4395cc), 액티브하이브리드5(2979cc), 1시리즈 5도어 해치백(1955cc) 등이 대기 중이다. 고성능 차량과 실용적인 모델, 친환경 하이브리드카(휘발유·전기 혼용차) 등을 망라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640i 그란 쿠페는 BMW 최초의 4도어 쿠페로 2도어 컨버터블과 쿠페에 이은 6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이라고 말했다.

525d xDrive 투어링은 한국에 처음 선보이는 BMW의 투어링(touring) 모델로 가족을 둔 30~40대를 겨냥했다. 10월께 출시될 1 시리즈 5도어 해치백은 1995cc의 디젤엔진을 달았다.

◆ 고성능차 앞세우는 벤츠·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는 더 뉴 SL 63 AMG를 선보인다. 효율적인 경량 구조로 제작돼 폭발적인 출력(최고 537마력)과 주행 성능에도 불구하고 연료 소모량과 배기 가스는 30% 줄었다. 알루미늄 보디 셀을 적용해 차량 무게를 125㎏ 줄였기 때문이다. 벤츠는 하반기 더 뉴 C클래스 쿠페도 출시한다.

아우디는 쿠페부터 대형 세단에 이르기까지 고성능 모델들을 대거 들여온다. 8~9월에는 슈퍼카 수준의 초고성능 모델인 뉴 RS5가 상륙한다. RS는 ‘Renn Sport(영어로는 Racing Sport)’의 줄임말이다. 9~10월에는 뉴 S모델(S6·S7·S8)이 줄줄이 들어온다. ‘S(Soverign Performance)’는 최고의 성능이라는 뜻이다.


◆ 반격 모색하는 도요타·렉서스·닛산도요타는 세단의 편안함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실용성을 결합한 벤자를 11월 들여온다. 시간과 장소의 변화와 운전자의 요구에 맞게 변신하는 스타일을 가진 도심형 차량이다.

렉서스는 다음달 뉴 제너레이션 GS 450h를 선보인다. 렉서스의 세단 GS모델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접목했다. 최대출력 337마력(시스템 출력 기준)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1초 만에 도달한다. 9월에는 야심작인 신형 ES 시리즈를 내놓는다.

한국닛산은 신형 알티마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5세대 풀체인지(전면 변경) 모델인 올 뉴 알티마를 출시한다. 스포티하면서도 강한 인상의 외관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췄다. V6엔진을 탑재한 3.5 모델과 직렬 4기통 엔진의 2.5 모델 등 2가지다. 2.5모델은 당 11.4㎞의 도심 연비와 16.1㎞의 고속도로 연비를 보인다.

미쓰비시의 ‘월드 베스트셀링’ 픽업 트럭 L200도 하반기 국내 땅을 밟는다. 영국 픽업 시장의 30.5%(2011년)를 차지하는 등 세계 14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추면서도 승용차 수준의 주행성능과 승차감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 출시를 준비 중이지만 하반기에 나올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 중형차 시장 공략하는 포드·폭스바겐

포드는 중형 세단 올 뉴 퓨전과 컴팩트 SUV 올 뉴 이스케이프를 각각 내놓는다. 새로워진 퓨전은 엔진을 종전 2.5에서 각각 1.6, 2.0로 줄였지만 출력은 종전과 같고 연비는 향상됐다.

역시 1.6과 2.0의 두 종류로 나오는 신형 이스케이프는 북미 베스트셀링카인 이스케이프를 새로운 기능과 개선된 연비로 무장시킨 모델이다.

폭스바겐은 신형 파사트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세단 시장에서 승부를 건다. 이전 모델에 비해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간 거리·2803㎜)를 94㎜ 늘려 동급 최대의 레그룸(다리를 놓는 부분)을 갖췄고 트렁크 공간(529)도 늘렸다. 회사 측은 “신형 파사트를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에 3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라며 “4분기에 3000만원 후반대의 3세대 비틀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