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양현석 의기투합 "전세계에 K패션 입히자"

[인사이드 Story] 제일모직·YG엔터 합작, 패션브랜드 만든다

패션리더·K팝 열풍 주역, 조인트벤처 설립하기로
17~23세용 브랜드 론칭…글로벌 사업도 공동진행
국내 최대 패션기업인 제일모직과 유명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손을 잡고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연예기획사와 패션기업이 공동 투자해 조인트벤처(합작법인)를 설립, 브랜드를 론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패션업계의 리더로 꼽히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과 K팝 열풍을 이끄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제일모직은 “양사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내년 봄에 17~23세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글로벌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28일 발표했다.이 부사장은 10꼬르소꼬모(편집매장·여러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는 매장)를 들여오고 이탈리아 콜롬보(명품 핸드백)를 인수하는 등 해외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해왔다. 글로벌 K팝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양 대표와 이 부사장 간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충분한 공감을 이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양사는 이날 공동사업 진행을 위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합작법인의 이름, 양사 투자 지분율, 투자금액, 신규 브랜드의 컨셉트와 이름 등에 대해선 앞으로 더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에 따라 YG 소속 빅뱅, 2NE1 등 인기 있는 아이돌 스타들의 콘텐츠와 제일모직의 패션 노하우를 접목한 다양한 해외 마케팅 활동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신권식 제일모직 홍보담당 상무는 “한국의 패션과 음악, 고유 문화를 접목시킨 디자인 등 전 세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양사가 뜻을 같이한 것”이라며 “단순히 패션 브랜드 하나를 론칭하기 위한 게 아니라 한국의 콘텐츠를 상품화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을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YG에 소속된 연예인들이 직접 나서서 패션 브랜드 론칭에 참여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YG의 창의성과 문화 콘텐츠, 해외 영향력 등과 접목시켜 다방면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봄에 이 합작법인이 론칭할 신규 브랜드는 17~23세 등 젊은 층을 겨냥한 것으로, 트렌디한 종합패션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한 제일모직은 에잇세컨즈만큼 다양한 상품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더 다양한 가격대의 종합 패션 브랜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제일모직이 운영하고 있는 편집매장인 ‘10꼬르소꼬모’ 등에 입점시키는 방안은 물론 캐주얼한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편집매장에도 입점시키는 등 매장 형태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이번 제휴에 대해 이 부사장의 해외사업 및 신사업 발굴에 대한 열정과 한류 열풍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 중국 진출을 서두르곤 있지만 그 외의 다른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게 국내 패션업체들의 공통 과제”라며 “그런 면에서 가수 빅뱅을 빈폴 모델로 쓰면서 서로 교류하던 제일모직과 YG가 손잡은 건 신선한 도전이자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