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상반기 한경소비자대상] 소비자 감성적 가치 충족시키니 '스테디셀러'로…

로케팅 트렌드 뚜렷
생필품은 싼 것 쓰면서 첨단기기 등 특정용품엔 아낌없이 지출

차별화된 기술력
음성으로 조작하는 TV…체지방 빼주는 뷰티푸드
연비 확 높인 자동차…혁신적인 제품 꾸준히 인기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12년 유통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유통업계 화두를 ‘로케팅(rocketing)’ 트렌드로 제시했다. 로케팅 트렌드는 2003년 미국 보스턴컨설팅이 출간한 ‘트레이딩 업(Trading Up)’에 나온 신조어로, ‘생필품은 싼 것을 쓰면서 특정용품에만 고급 소비를 집중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도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대부분의 물품은 저렴한 것을 찾지만,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편향소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김민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 팀장은 “불황에도 소비자들이 가치를 발견하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들은 여전히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패션연구소(유통전략연구소)도 ‘2012년 소비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가치지향적 소비’를 추구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인수 패션연구소장은 “불황 속 구매력 약화로 기본·일상적 아이템에는 알뜰하게 소비하면서도 첨단 기기 등 본인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품목에는 아낌없이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한경 소비자 대상’에서도 지속적인 디자인과 기술혁신으로 상품의 품격을 높이며 소비자들의 감성적 가치를 충족시킨 ‘가치 지향적’ 제품과 브랜드들이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가전·정보기술(IT)기기 부문에선 차별화된 기술과 프리미엄의 가치를 담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연 제품들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2012년형 스마트TV’인 ‘ES8000’으로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에 도전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음성과 동작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 인터랙션’, 거실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스마트 콘텐츠, 스스로 진화하는 TV를 만드는 ‘스마트 에볼루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스마트폰 ‘갤럭시노트’는 ‘태블릿폰’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스마트폰의 가장 큰 특징은 5.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와 필압 감지가 가능한 ‘S펜’이다. 대형 화면과 전용 펜을 통해 종이에 볼펜으로 글을 쓰는 것과 같은 필기 기능을 지원한다. 국내에서만 300만대가 넘게 팔려나간 히트 상품이다.LG전자가 새로 선보인 드럼세탁기 ‘트롬 6모션(식스모션)’ 신제품은 세탁용량과 건조용량이 각각 19㎏과 10㎏으로 건조 겸용 드럼세탁기 중 최대 용량이다. 이불 두 채를 한 번에 세탁할 수 있다. 주무르기, 흔들기, 꼭꼭 짜기 등 ‘6모션 기능’을 적용해 섬세하고 꼼꼼한 손빨래 효과를 구현한다는 평가다. 건조시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인 2시간 안팎으로 줄여 전기료를 37%가량 절감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내놓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신형 ‘싼타페’는 2005년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2008년부터 프로젝트명 ‘DM’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한 신형 싼타페는 총 4300억원을 투입해 탄생했다. 저압 배기가스 재순환장치(LP-EGR) 등 연비 효율을 높여주는 각종 신기술을 적용, 기존 모델 대비 13% 이상 연비를 향상시켜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화장품과 식음료 등 일상 소비생활과 밀접한 부문에서는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은 웰빙 요소를 강화하거나 상품 경쟁력을 꾸준히 높이며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푸드 제품 ‘비비(VB)프로그램 에스라이트 라인’은 여성들의 체지방 감소를 도와주는 제품으로 식이섬유 단백질 비타민을 고르게 함유했다. 칼로리는 줄이고 포만감은 더해주는 영양 균형 제품으로 몸매 관리에 신경쓰는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롯데칠성음료의 ‘프리미엄 원두 커피음료’인 칸타타는 끊임없는 제품 혁신과 젊은층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 개발로 불황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오뚜기 마요네스는 국내에서 86%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소비자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인 결과다. 기름의 함량을 기존 마요네즈의 반으로 줄인 ‘1/2 하프마요’와 콜레스테롤을 없애면서 마요네즈의 고소한 맛을 그대로 살린 ‘논콜마요’ 등이 대표 상품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