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이머징마켓' 장기적 접근을

박남석 < 맨그룹 한국사업대표 >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된 금융자산의 가치 상승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의 유동성 지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최근 매도 확대에 의한 시장 하락은 LTRO가 유럽 비핵심 국가들의 경쟁력 문제, 그리고 특히 일부 국가와 은행들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위기가 이머징마켓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제한적이다. 우선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이머징마켓의 국가는 향상된 재정정책과 공공부채 구조, 구조적 안정성 등으로 외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상당한 역량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 면에서 보면, 이미 이머징마켓의 금융자산은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유로존 상황이 악화되면 글로벌 리스크 회피 현상에 따른 자본회수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욱 크게 성장한 이머징마켓 각 국내 투자자집단, 즉 단순히 뉴욕이나 런던 시장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국내 은행, 연기금,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리스크 회피 현상의 악영향을 상쇄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오늘날 이머징마켓 자산의 장기적 가치는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이머징마켓 국가의 화폐가치는 대부분의 실질환율을 기준으로 선진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 회수 등의 이유로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나, 거시적·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머지않아 많은 이머징마켓 국가들이 극적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의 상승을 다시 한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머징마켓의 주식 역시 절대적이며 상대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최근의 무차별적인 매도 이후, 특히 상대적으로 세계 무역과 무관하게 이머징마켓의 각 국내 소비 및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갖춘 펀더멘털 가치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회사채의 경우, 현재 매각을 통해 수익을 실현하거나 혹은 지난 몇 해 동안의 시장 상승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최소한의 수익률(Carry)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상당수의 회사는 높은 현금흐름과 탄탄한 대차대조표를 갖추고 있으며, 많은 경우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있어 매매에 상당히 매력적인 기회가 있다고 판단된다.

박남석 < 맨그룹 한국사업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