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공학한림원 토론마당 "한국형 과학기술 ODA모델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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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을 돕는 공적개발원조(ODA)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을 통해 도약한 우리 경험을 묶어 전달하는 ‘한국형 원조모델’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 국립대 총장으로 나간 이장규 에티오피아 아다마국립대 총장(사진)은 17일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에서 ‘미래지향적 한국형 원조,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제55회 한국공학한림원-한국경제 토론마당’에서 이같이 말했다.이 총장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직접 돈을 써가며 나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 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고 있지만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배고팠던 현실을 이겨낸 한국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11월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직을 그만두고 에티오피아 정부의 초청으로 현지에 나가 인력 양성을 돕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인구 9000만에 31개 국립대학이 있고 이를 더 늘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산업이 막 일어나는 초기단계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한국이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소개했다.
장용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글로벌정책본부 연구위원은 ‘패키지형 과학기술 ODA’를 구체적 한국형 원조 모델로 제시했다. 연구소 건설 등 하드웨어 지원, 인력 육성 등 소프트웨어 지원에다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할 구체적인 전략 컨설팅까지 묶는 ‘패키지형 과학기술 ODA’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우리가 처음 세운 것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고 이를 통해 현재의 발전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개발도상국이 필요한 것은 한국처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인데 과학기술이 그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 ODA에서 과학기술은 교육에 포함돼 전체 지원액의 2.1%에 그치고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지원액으로 큰 효과를 보려면 한국형 ODA 모델을 중심으로 원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6·25 전쟁 후 자체 보건 의료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짧은 시간에 충분한 의료진을 확보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의료 ODA 때도 우리의 극복 경험을 체계화시켜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ODA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장현식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는 “한국형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글로벌 표준으로 가는 게 좋은지는 정부도 계속 고민해온 과제”라며 “지금은 우리의 특수성에다 글로벌 스탠더드 방식을 보탠 원조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 국립대 총장으로 나간 이장규 에티오피아 아다마국립대 총장(사진)은 17일 서울 역삼동 기술센터에서 ‘미래지향적 한국형 원조, 어떻게 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제55회 한국공학한림원-한국경제 토론마당’에서 이같이 말했다.이 총장은 “에티오피아 정부가 직접 돈을 써가며 나를 영입한 이유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럽, 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고 있지만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배고팠던 현실을 이겨낸 한국의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난해 11월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직을 그만두고 에티오피아 정부의 초청으로 현지에 나가 인력 양성을 돕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는 인구 9000만에 31개 국립대학이 있고 이를 더 늘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산업이 막 일어나는 초기단계에 있는 에티오피아는 한국이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절실하다”고 소개했다.
장용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글로벌정책본부 연구위원은 ‘패키지형 과학기술 ODA’를 구체적 한국형 원조 모델로 제시했다. 연구소 건설 등 하드웨어 지원, 인력 육성 등 소프트웨어 지원에다 과학기술을 통해 실현할 구체적인 전략 컨설팅까지 묶는 ‘패키지형 과학기술 ODA’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우리가 처음 세운 것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고 이를 통해 현재의 발전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개발도상국이 필요한 것은 한국처럼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인데 과학기술이 그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 ODA에서 과학기술은 교육에 포함돼 전체 지원액의 2.1%에 그치고 있다”며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지원액으로 큰 효과를 보려면 한국형 ODA 모델을 중심으로 원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강재헌 인제대 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6·25 전쟁 후 자체 보건 의료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도 짧은 시간에 충분한 의료진을 확보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의료 ODA 때도 우리의 극복 경험을 체계화시켜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ODA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장현식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는 “한국형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글로벌 표준으로 가는 게 좋은지는 정부도 계속 고민해온 과제”라며 “지금은 우리의 특수성에다 글로벌 스탠더드 방식을 보탠 원조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