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證, '서울증권' 사명변경 사실상 포기…대안마련 착수

솔로몬투자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서울투자증권'으로 사명 변경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미 상표를 출원해 놓은 유진투자증권과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솔로몬투자증권은 사명 변경을 추진하되 '서울투자증권'으로 변경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서울투자증권' 사명을 포기하고 다른 이름을 찾겠다는 얘기다.'서울투자증권'은 예전 유진투자증권이 사용했던 ‘서울증권’ 상호와 유사성을 갖고 있어 상표권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진투자증권 측도 솔로몬투자증권의 '서울투자증권' 사명 사용에 대해 거부의사를 확실히 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표권에 관해 조율할 여지가 없다"며 "기존 서울증권을 이용해왔던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혼란을 예방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다"고 전했다.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999년부터 서울증권이란 상호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당초 2020년까지 서울증권 상표권을 유지할 계획으로 지난 2007년 전신인 서울증권이 유진그룹에 인수된 뒤에도 상표권 등록을 갱신해 왔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사명을 서울투자증권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다음달 2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내부 검토 결과 유진투자증권과의 마찰이 예상되자 새로운 사명을 선정하는 쪽을 급선회했다.

솔로몬투자증권 관계자는 "본래 리테일 영업보다 채권 등 기관 투자자들과의 거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영업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면서도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솔로몬'이라는 사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솔로몬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굳이 서울투자증권이 아니더라도 영업정지를 당한 솔로몬저축은행과의 연관성을 끊고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예금보험공사의 솔로몬저축은행 지분 매각과 관련한 인수합병(M&A) 패키지에서 빠진 탓에 더 이상 '솔로몬'이라는 이름도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초 솔로몬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뒤 2개월여 동안 회사 가치를 정상화 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서울투자증권이라는 사명이 쓰기 어려워지더라도 다른 후보군을 뽑아 정관 변경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