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유럽 위기 재부각에 급락…다우 0.79%↓

뉴욕증시가 스페인 국채 금리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유럽 재정 위기가 재부각하면서 이틀째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1.11포인트(0.79%) 떨어진 1만2721.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14포인트(0.89%) 내린 1350.52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35.15포인트(1.2%) 떨어진 2890.15를 나타냈다.이날 뉴욕 증시는 유럽 금융시장 불안에 직격탄을 맞았다. 오전 한때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을 줄였다.

최근 6%대에 머물던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23% 포인트 뛴 7.50%로 치솟아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20일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이후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9월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확산됐다. 스페인이 금융분야 뿐 아니라 재정 전반이 어려워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갔다. 이에 비해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독일 국채 금리나 미국 국채 금리는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이 1.2106 달러를 기록, 최근 2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달러 가치가 이처럼 올라간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중단설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9월 이전 자금 지원 불가를 공식화하면서 그리스의 9월 디폴트 우려가 급속하게 확산된 것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모든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에너지와 소재 관련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개장전 시장 예상을 밑돈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로 3% 가까이 급락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도 내림세를 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3% 가까이 하락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바이두도 실적 우려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중국 CNOOC가 인수 계획을 밝힌 캐나다 원유 생산업체인 넥센은 51.82%나 급등했다. 젠온에너지를 인수하기로 한 NRG에너지가 8% 이상 올랐다.국제유가는 유럽의 경기침체로 세계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3.69달러(4%) 하락한 배럴당 88.14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10여일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