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드라기 실망감 반영.. 유로화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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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선물 정경팔 > 유로달러와 스페인 10년물 국채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차트를 보면 2012년 들어와서 두 차트의 상관관계는 -0.83을 기록하고 있다. 유로달러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다.
유로달러가 1.2040달러를 기록하던 지난 7월 24일은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날이다. 최근 유로화가 반등했을 당시에는 드라기 총재 발언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급락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또 지난밤 유로화가 급락한 것 역시 드라기 총재 발언에 대한 실망감이 스페인 국채 수익률의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올해 유로달러의 주요 지지선 이탈이 두 차례 정도 있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함께 1.30달러가 하향 돌파됐었고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함께 1.24달러가 하향 돌파된 적이 있었다. 현재 유로달러는 1.21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고 1.20달러를 하향 돌파하느냐의 문제는 스페인 재정위기가 얼마나 더 악화되느냐에 달려있다.
이번에도 유럽중앙은행의 조치가 시장의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이로 인해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반등하고 있기 때문에 7% 중반을 넘어설 경우 1.20달러를 하향 돌파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지난 2010년의 최저점인 1.1874달러를 향해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의 관심 속에 진행되었던 연준의 FOMC 회의와 유럽중앙은행 정례회의 모두 시장의 실망 가운데 막을 내렸다. 미 연준의 FOMC 회의는 최근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시점부터 사실상 이번 회의에서의 QE3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약화됐다. 또 유럽중앙은행의 정례회의를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시장의 반응은 차익실현 조정 정도였다.
그런데 유럽중앙은행 정례회의의 경우 드라기 총재가 ‘무엇이든 다 하겠다, 나를 믿어라’ 등의 너무 자신감 있는 발언들을 많이 쏟아냈기 때문에 시장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감을 크게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시장의 구체적인 반응을 보면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7%대로 다시 올라섰고 유로달러가 1.21달러 대로 내려앉으면서 달러원은 1130원 대 후반으로 오전장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이 실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 어느 것도 즉각적인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주 내에 공개시장에서 직접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것 역시 독일과의 협상 타결을 전제로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다.
ESM, 즉 유로안정화기구를 통해 국채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는 9월 12일에 독일 헌법재판소의 위헌여부 결정이 나와야 하며 유럽 내 단일 은행감독기구가 금년 말까지 설립된 이후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것은 단기적인 조치로 간주하기 어렵다.
즉각적인 조치가 그나마 가능한 곳은 유로 재정안정기금을 통해 회원국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것은 회원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시장개입 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또 유로 재정안정기금의 가용 규모는 현재 1250억 유로에 불과하다. 그런데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전체 물량 규모가 2조 8000억 유로이기 때문에 유로 재정안정기금을 통해 매수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그 여력이 너무나 약하다. 그래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이번 드라기 총재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을 질문했다. 무엇이든 다 하겠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이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총재의 답변은 구체적으로 지칭한 것은 없었고 다만 정책적인 철학이 담겨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볼 때 앞으로 물론 드라기 총재가 향후 기대 여지를 조금 남겨두기는 했지만 예전과 같이 시장이 좋아하는 정책적인 기대감을 갖기는 어렵고 다소 그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본다.
오늘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이 8.2%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증가 규모가 1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지난 6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의 상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 규모는 당시 예상치였던 10만 명을 밑도는 8만 명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시장 일각에 QE3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기는 했지만 고용증가 규모가 8만 명이라는 수준이 추가 부양책을 불러올 정도로 취약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당시 달러원이 1130원 대에서 1140원 대로 진입하는 재료로 작용했다.
이번 경우 역시 만약 예상치보다 고용지표가 부진할 경우 부진한 정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지난 6월 수준인 8만 명을 크게 밑돌 경우는 물론 QE3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부진하지 않다면 9월 FOMC 회의에서의 QE3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글로벌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증시에서는 조정요인을 생각하면서 위험통화들에게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달러원에게는 글로벌달러 강세 요인과 위험통화 약세 요인을 동시에 받으면서 반등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7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일 경우 뉴욕증시 개장 전과 후가 서로 달라질 수 있다. 고용지표 발표 직후부터 뉴욕증시가 개장되기 전까지의 상황에서는 QE3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점을 반영해 글로벌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뉴욕증시가 개장된 이후에는 증시의 상승분을 반영하면서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외환시장 전체적으로는 변동성이 굉장히 커진다.
달러원의 입장에서는 글로벌달러 강세요인과 위험통화 강세요인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어느 요인이 더 큰가에 따라 방향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이 보인다. 5월에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이후 6월과 7월에 안정세를 보이고 8월에 다시 반등하는 경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 역시 5월부터 7월까지는 지난 두 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8월에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미 연준의 QE3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부분은 최소한 달러화의 약세를 제한하는 부분이다. 지난밤 유럽중앙은행의 정책회의에서 나타난 실망감은 위험통화의 약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달러원이 반등할 수 있는 대외적인 환경은 일단 조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말 달러원이 1120원 대로 급락하는 과정에서 200일 이동평균선은 1140원을 깨고 내려왔기 때문에 다시 올라가는 과정에서는 1140원이 1차 저항선으로 작용한다. 만약 1140원이 돌파된다면 그 다음 저항선은 6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가는 1150원이 될 것이다.
지난 7월 환율이 월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130원 대 초반과 1150원 대 초반 사이에서 움직였다. 이 때는 글로벌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나 유럽 재정위기가 중앙은행의 정책적인 대응에 대한 기대감과 서로 재료가 맞물리면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이러한 주제로 움직이는 것은 지난 3월과 4월에 달러원이 1120원과 1140원 사이에서 움직일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달 역시 같은 주제에 의해 시장이 움직이면서 1125원과 1155원 사이, 다소 범위가 넓은 상태에서 움직일 것이다.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대외적인 요인을 보면 유로호주달러 크로스 환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점이 달러원에게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유럽 재정위기 부각 등이 계속 위험통화에게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8월에 주목해야 할 변수는 올 하순경으로 예정되어 있는 버냉키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버냉키 의장은 이 자리를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는 재료로 이용한 바 있다. 2010년에는 QE2가 준비되고 있음을 알렸고 2011년에는 QE3 대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시행을 암시한 바 있다.
올해에는 지난 두 해 보다는 버냉키 의장 연설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지만 연설 전까지 나올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할 경우 시장은 다시 한 번 버냉키 의장의 연설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고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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