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시장경제에 달린 中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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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웨이잉 <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사회의 모순은 날로 커지고 있다. 소득과 지역 간의 불평등이 커졌고, 공무원 부패가 만연해 있다.
중국 지식인들은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두 가지 견해를 내놨다. ‘중국식 모델’ 이론과 ‘개혁실패’ 이론이다. 하지만 두 견해는 서로 큰 차이가 없고 중국의 문제에 대한 핵심을 놓치고 있다.‘중국식 모델’ 이론가들은 중국의 경제기적이 독특한 통치 시스템 덕택이라고 믿는다. 중국 통치 시스템은 경제 이슈에서 정부의 개입을 허용하고 전략 산업들을 국유화해 육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유 경쟁과 개인 사유재산을 옹호하는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와 같은 서구 경제의 개발 방식과 크게 다르다. ‘개혁실패’ 이론의 지지자들도 중국이 새로운 경제개발 방식을 만들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중국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점이 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중국이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고 국가 통제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개혁실패’ 이론은 중국의 정치 좌파들이 만들었지만 일반 시민들과 정부의 일부 관료들 사이에서도 지지를 얻고 있다.
국가개입이 불평등의 원인
이 같은 견해 차는 논쟁을 일으켰지만 궁극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두 견해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이론은 모두 경제 운영에 대한 정부의 능력을 신뢰하는 데 바탕을 두고 있고 시장 논리에 적대적이다. 중앙 집권화된 정부를 찬양하고 기업가들을 과소평가한다. 현재 정부가 경제 개입을 자제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중국의 엘리트나 기관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국가의 간섭과 국유화는 중국 불평등과 모순의 원인이다. 정부가 자원을 통제하고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공무원을 부패하게 만들고 정부·기업의 결탁을 부추기고 있다. 국영기업의 독점 이윤과 높은 임금은 소득 불균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는 더 나은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의료 시장과 민간자본 유입을 개방한다면 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드는 어려움과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볼 것이다. 학교에 대한 투자와 대학 설립을 위한 자본이 들어온다면 중국의 교육 수준은 올라갈 것이다. 우리가 입헌 정부를 만들고 법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한다면, 정부의 힘은 법 아래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정부가 개인 재산을 침해하는 일도 줄어든다.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기업가가 될 자유가 있다면 정부와 대기업의 결탁은 감소할 것이다. 시민들이 그들의 대표를 뽑을 권리와 언론 출판의 자유를 갖게 된다면 공무원 부패는 줄어들 것이다.
자유시장 아이디어가 핵심중국 정부 내에 과감한 아이디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혁 과도기 중국에선 아이디어들이 기득권을 압도했다. 경제개혁이 이해관계 집단의 반대를 이기고 추진될 수 있었던 원인이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중국에서는 기득권자들이 아이디어를 지배해 왔다. 이익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각종 반개혁적 정책이 실행됐다. 중국의 미래는 자유시장 아이디어가 다시 성공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장 웨이잉 <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 > / 정리=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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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장웨이잉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가 ‘아이디어가 중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Ideas will determine China’s future)’이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