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아파트에 '광교' 이름 단 까닭

[부동산 프리즘]
경기도 ‘용인’에 짓는 아파트에 수원 ‘광교’ 지명을 넣은 아파트가 나왔다. 최악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용인의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GS건설은 이달 용인 신봉동에 분양하는 아파트(445가구)의 이름을 ‘신봉자이 6차’에서 ‘광교산자이’로 변경했다고 7일 밝혔다. 용인 신봉동 일대는 GS건설의 텃밭으로,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아파트를 공급했다. 과거까지는 동네명을 살려 신봉자이란 이름을 사용했지만 이번 공급에서 전격적으로 이름을 교체했다. 분양 전문가들은 미분양과 아파트값 하락의 대명사가 된 용인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판교신도시와 함께 인기 신도시로 각광받는 ‘광교신도시’의 수혜를 받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 분양대행업체 관계자는 “용인 지역 아파트는 2007년까지만 해도 분당신도시 거주자들이 앞다퉈 청약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대형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토막 나고 미분양 물량이 적체됐다”며 “신봉이란 이름을 걸면 사람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지 않아 상품의 우수성을 홍보할 기회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광교산은 수원 광교신도시와 용인에 걸쳐 있어 신봉동 아파트에 광교란 이름을 넣어도 허위 작명이 아니다”며 “신봉이란 이름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부각할 필요가 있어 ‘광교산’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의 개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서울 합정동에 입주를 시작한 주상복합 ‘서교자이 웨스트밸리’ 이름도 ‘메세나폴리스’로 변경했다. 분양할 때 이름이 다르고 입주할 때 이름이 다른 특이한 사례였다.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과감히 포기할 만큼 기존 아파트를 뛰어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지지부진한 상가 분양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한편 지난 4월 대림산업도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리 일대에 공급한 아파트 이름을 ‘조치원 e편한세상’에서 ‘세종 e편한세상’으로 변경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