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용 KAIST 교수팀, 금 알갱이 이용한 항암백신 개발

면역보조제 결합
국내 연구진이 지름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금 알갱이를 이용한 항암백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사진)와 이인현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16일 발표했다.항암백신은 환자 고유의 면역세포를 체외에서 활성화시켜 다시 몸으로 투입해 암 면역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백신만으로 암을 제거하는 효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거나 수술이 어려운 환자의 항암제 치료 때 병행 활용하고 있다. 다만 환자 맞춤형으로 제조하는 방식이어서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단점이었다.

연구팀은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을 만들기 위해 금 나노 입자를 활용했다. 금 나노입자 표면에 암 항원과 면역보조제를 결합해 백신을 만들었다. 이 백신은 입자가 작아 면역세포가 모여있는 림프절로 쉽게 이동해 관련 항체를 생산하고 면역 기능을 높이는 데도 효과를 발휘했다. X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같은 영상기기를 이용해 금 입자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어 백신이 목표한 조직에 잘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 교수는 “몸속에 투여한 백신을 쉽게 추적할 수 있고 기존 백신에 비해 복잡한 제조 과정도 필요없는 것이 장점”이라며 “금 나노 입자 원천기술은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결과는 독일화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