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변동성 커질 듯…FOMC 의사록 공개 '주목'

단기 급등 피로감에 지난주부터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가 이번주 후반 변동성이 다소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될 예정이라서 향후 추가 양적완화(QE3)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실망'이 동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19일 KDB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시장은 그간 역동적인 흐름에서 한 발 물러나 숨 고르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엇보다 지난주 후반부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화되면서 지수의 상승 탄력도 둔화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기술적 조정의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오히려 적절한 조정은 향후 반등을 위한 에너지 비축과정이 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기술적 피로감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시장을 크게 위협할 만한 요인은 많지 않다"면서도 "다만 주 후반 변동성이 다소 커질 여지가 있는데 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QE3 가능성이 진일보할 경우 시장은 이를 근거로 추가 상승을 시도할 수 있는 반면, QE3 가능성이 후퇴할 경우 그에 따른 지수 반납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이번 주는 조정을 받는 주간일 수 있으나, 시장을 반등하게 만들었던 요인들이 아직까지 유효한 만큼 조정의 양상은 숨 고르기 내지 기술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버려야 할 시기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지수의 단기 조정 가능성과 상승 탄력 둔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향후 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이를 극복할만한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나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외국인 수급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그 한계점을 명확히 반영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양 발언이 반영된 이후 한국·대만·인도 3국 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 총액은 93억 달러(7월27일~8월15일)에 이른다"면서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아시아 신흥시장 관련 뮤추얼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억8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는 최근 나타난 외국인 매수세가 아시아 신흥국 증시로 공격적 자금 유입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외국계 펀드들의 주식 비중 조절에 따른 매수세라면 향후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여력이 얼마나 될 지 여부에 의문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급의 양대 주체인 외국인과 국내 자금의 '힘겨루기' 양상도 벌어지고 있어 지수의 변동성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예상도 있다.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자금이 형성하고 있는 매물 장벽이 만만치 않은데 외국인 수급의 경우 재료나 전략에 따라서 추세적으로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지만 국내 자금들은 지난해 8월 이후 철저히 박스권 트레이딩 전략을 지속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자금의 지수대별 순유출입을 살펴보면 나타나는데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코스피 1800선을 전후해 강하게 유입되는 경향이 있으나, 1900대를 넘어서면 적극적인 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을 보면 더욱 답답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은 작년 8월 이후 지속적인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코스피 1900선 위에서는 매우 강하게 팔고 있다는 점"이라며 "결국 수급적으로 국내 자금이 형성하고 있는 매물벽을 돌파해야만 지수가 추가 상승에 나설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할만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주 경제지표 일정 가운데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만한 지표는 미국의 주택관련 지표와 내구재주문, 중국의 HSBC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럽 PMI 지표 정도로 꼽혔다.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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