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완화, 아파트 가격 하락 막기엔 역부족"

대우증권은 20일 정부의 DTI(총부채 상환비율) 규제 보완 방안이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8월 17일 채무 상환능력 범위 안에서 대출을 실행한다는 기본 원칙하에 DTI 규제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일자리가 있는 젊은층의 장래 예상소득을 소득 금액에 반영하고 소득 능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은퇴자 등 자산 보유자의 경우에는 순자산을 기초로 소득 금액을 인정한다는 것이다.송흥익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5.10 부동산 대책(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및 DTI 규제를 40% → 50%로 확대), 6.29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 그리고 8.17 DTI 규제 보완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부의 다양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바닥이고, 물가는 상승하고 실질소득은 감소하기 때문에 DTI 규제 보완 정책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세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했다.

2012년 8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당 1697만원으로 08년 금융위기 당시 저점이었던 1730만원 보다 1.9% 추가 하락했다. 최근 고점이었던2010년 2월 1840만원 대비 7.8% 내렸다. 특히 전년말 대비 아파트 가격 하락률을 살펴보면 2011년 -2.1%에서 2012년 8월 -3.3%로 아파트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7892호로, 금융위기로 거래량이 급격히 축소됐던 08년 하반기 거래량 3만3043만호 대비 15.6%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금융위기 당시 저점을 하회하고 있고, 아파트 거래량도 반기 기준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했다.서울 전세가격은 2010~11년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올해는 주춤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가를 매매가로 나눈 비율은 34.9%(08년) → 37.4%(09년) → 42.1%(10년) → 47.9%(11년) → 49.5%(12년 8월)까지 상승했다. 작년까지는 전세가격이 오르면서 이 비율이 상승했으나 올해부터는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고점 대비 7.8% 하락했지만 선도 아파트(시가총액 상위 50개단지) 가격은 고점 대비 27.2% 하락해서 하락률이 훨씬 크다. 실제 도곡 타워팰리스(224㎡), 도곡 동부센트레빌(201㎡), 도곡동 렉슬(144㎡), 삼성동 I’PARK(244㎡), 방이동 올림픽선수촌(211㎡) 등 고가 대형 아파트 가격은 고점 대비 평균 27.2%, 직전 고점이었던 2010년 2월 대비 16.5% 하락해서 하락률이 크다.

대우증권은 건설주 최선호주로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을 유지했다. 송 애널리스트는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의 충격파가 경기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주택 비중이 낮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서 해외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형 건설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