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50선 만회 구간, 화학·방어株 '뜀박질'

코스피지수가 최근 연이은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1950선을 회복했다. 특히 최근 증시 반등 구간에서 경기방어주와 화학주 종목군이 선전, 시가총액 순위에도 일부 변동이 나타났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 유럽발 재정위기 삭풍을 거치며 코스피지수는 7월까지 급락장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지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개선, 이후 지수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함께 강한 반등세를 탔다. 이에 지난달 장중 1758.99까지 밀렸던 지수는 이달 14일 1950선을 되찾았다.이 과정에서 유가증권시장 20위권 종목의 추이를 지난 4월 말 당시와 비교한 결과,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탄탄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종목군은 양호한 지위를 유지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시총 1위를 지켰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역시 각각 2위와 5위에 머물렀다. 다만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하락 일로를 걷던 철강주 포스코 주가가 소폭 반등에 나서면서 3위를 내주고 4위로 밀렸다.

특히 올해 상반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화학과 정유 관련주들이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낙폭과대주 매력이 부각, 시총 순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화학업종 대장주 LG화학이 9위에서 6위로 세 계단 상승했다. 정유주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12위, 17위에서 11위, 15위로 옮겨갔다.

유틸리티, 음식료, 통신, 보험 등 경기방어주 종목군들도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였다. 불황 우려와 함께 개별 종목별 호재가 발생, 주가를 끌어올린 덕이다.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인상 이슈가 제기되며 13위에서 세 계단 뛰어 10위권에 진입했다.통신주인 SK텔레콤이 18위에서 16위로 이동했고, 음식료주인 KT&G(19→17위), 보험주인 삼성화재(20 →19위)도 지위가 상승했다.

경기방어주의 선전은 황제주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 4월 말 당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칠성, 아모레퍼시픽, 영풍, 태광산업 등 6개 종목이었다.

그러나 지난 20일 기준 비철금속 관련주인 영풍과 화섬업체인 태광산업은 100만원대 주가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현재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필수소비재주들만이 황제주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강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을 고려하면 당분간 경기방어주의 선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모멘텀 약화와 불황 우려, 투자심리 불안으로 경기방어주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며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1950선 부근에서 맴돌 가능성이 높아 경기민감주보다는 방어주군이 단기 매매에 적합한 투자대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