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에 판정승…한국법원 "애플이 삼성특허 침해"

삼성, 애플 디자인 도용 안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맞소송을 벌인 특허·디자인 분쟁에서 한국 법원은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삼성전자가 “애플이 특허 5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 금지 등 소송에서 “애플이 특허 2종(975, 900특허)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24일 판결했다. 또 애플이 “특허 4종과 디자인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낸 맞소송에서는 “특허 1종(120특허) 침해는 인정되나, 삼성전자가 애플의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삼성전자에 2500만원, 애플에는 4000만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의 판결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삼성전자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침해했다는 120특허(바운스백)는 특허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침해 사실을 인정했고, 현재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이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제기한 디자인 침해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애플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애플이 침해했다고 법원이 인정한 삼성전자의 두 특허는 표준 특허로, 이 특허 없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 수 없다. 이번에 소송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아이폰4S와 출시 예정인 아이폰5도 이 특허를 사용했다. 법원은 판결과 함께 애플의 아이폰4,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등 양사 구형 모델에 대해 생산·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에서 24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5일 오전) 나오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 배심원 평결에서도 삼성전자의 통신 표준 특허와 애플의 디자인 특허 침해 여부가 쟁점이다.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 법원 판결에 이어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이고운/이승우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