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그랜드百 잇단 점포정리…유통업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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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점 유니클로에 임대▶ 마켓인사이트 8월 29일 오전 6시23분
올해 강서점 등 3곳 폐점
코스닥 상장 유통업체인 그랜드백화점이 점포를 잇따라 폐쇄하고 있다. 올 들어 서울 강서점과 신당점, 인천 계양점 등 3개 대형마트의 문을 닫은 데 이어 신촌점도 글로벌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인 유니클로에 내주기로 했다.29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FRL코리아와 그랜드마트 신촌점 1~6층을 월 2억원에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랜드백화점이 운영하던 패션·잡화 층을 통째로 유니클로에 내준 것이다. 지하 1~2층에 자리잡은 슈퍼마켓은 그랜드백화점이 계속 직영하며, 몇몇 기업들에 사무실로 빌려준 7~12층도 현행대로 운영할 계획이다.
유니클로는 그랜드마트 신촌점에 50억원을 투입, 건물 내·외부를 유니클로 매장 양식대로 고친 뒤 내년 3월께 재개장할 계획이다. 단일 패션 브랜드가 한 건물의 6개층을 사용하는 건 드문 일이다.
그랜드백화점이 신촌점에서 철수한 데 대해 업계에선 ‘유통업에서 손을 떼는 수순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점포가 일산 백화점과 신촌점 슈퍼마켓만 남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드백화점이 유통 경쟁력의 핵심인 ‘바잉파워(구매협상력)’를 잃은 데다 브랜드 파워도 약해진 만큼 중·장기적으로 유통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랜드백화점은 2010년과 작년에 각각 404억과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151억원의 적자를 냈다.그랜드백화점은 올 1월 서울 강서점의 문을 닫은 데 이어 서울 신당점(6월)과 인천 계양점(7월)의 영업도 종료했다. 계양점은 최근 롯데쇼핑에 640억원을 받고 팔았다.
하지만 그랜드백화점이 유통업을 대체할 만한 신규 사업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행 사업구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일산 백화점과 신촌점 슈퍼마켓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점포를 폐쇄할 이유가 없다”며 “경기도 가평 골프장 개발 프로젝트도 내년 중 부지 매입을 끝마친 뒤 2015년까지 퍼블릭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랜드백화점은 2005년 레저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2012년까지 가평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스키장, 콘도 등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