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개선책, 하나씩 제거되는 불확실성"-대우

대우증권은 31일 금융당국의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이 대부분 이미 알려진 내용으로 규제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동부화재, 삼성화재를 보험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정길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일 금융위는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을 발표했다"며 "수개월 째 손보업종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실손보험과 관련된 아웃라인이 드디어 제시된 것"이라고 밝혔다.핵심적인 내용은 현행 실손 특약 상품 이외에 주계약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보험료 갱신기간을 3년 → 1년으로 단축, 기부담금 선택권의 다양화(10% → 10% 또는 20%), 의료비 청구 내용 확인을 위한 전문심사기관을 활용하는 근거 및 체계 마련 등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가장 우려했던 사항인 일괄적인 보장률의 축소(현행 90%)나, 갱신 시 보험료 인상한도의 명시 등은 제외됐다"며 "보장률은 현행대로 90%를 유지하되 80% 상품도 출시해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오히려 의료비 청구 내용을 심사하기 위한 체계(심사위탁 대행기관 운영)를 마련해 불필요한 보험료 지출과 손해율 상승이 제어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손 담보는 현재의 특약 형태로 판매하면서 마진이 높은 사망 담보 등과 번들로 판매되고 있다.
그는 "주계약으로 판매된다 하더라도 판매 조직의 비적극성으로 인해 판매는 미미할 것이고 실손 담보의 보험료 비중이 높은 악성 계약의 경우 주계약 상품으로 이전이 촉진돼 손해율이 다소 안정화 될 수 있으므로 손보사들에게 큰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판단에는 주계약 형태로는 현 재와 같은 역마진을 감내할 수 없고, 감내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험료의 현실화가 이루어 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했다.정 애널리스트는 "수개월 전 실손 관련 이슈가 논의 초기 단계에서 시장에 전해지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큰 폭의 주가 하락을 야기했다"며 "보장율 축소가 제외 되는 등 이번 대책 발표를 계기로 손보업종 주가 불확실성 하나는 일단 제거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의 주가 부진은 규제의 불확실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며 남아있는 가장 큰 이슈는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 여부 및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연이은 태풍 출현으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나, 소폭의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현재의 손 해율 안정화는 무엇보다 경기 둔화를 반영한 원가 하락(손해액 감소)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계절성을 제거한 손해율은 결국 경기 지표와 동행하는데, 최근 손해율 개선이 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하가 없다면 손보 사들의 추가적인 이익 개선이 가능하겠지만, 인하가 된다고 해도 이익추정을 훼손하지는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센티멘트의 문제라는 설명이다.그는 "손보사의 주가부담을 야기한 규제 변수들은 9월을 기점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관심은 양호한 실적과 신계약 성장으로 이동되면서 주가의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