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우수 연구원 정년 61세서 65세로 4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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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적용…정부 출연硏으론 처음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정부 출연연구소 가운데 처음으로 우수 연구원들의 정년을 61세에서 65세로 연장했다.
KIST는 최근 정년연장심의위원회를 열고 2014년까지 퇴직 예정인 14명 가운데 7명의 정년을 늘리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퇴직 예정자 5명 중에서는 2명이 선정돼 4년간 더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정년 연장 기간 61세 급여의 90%를 받는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다. KIST는 이와 관련된 인사 세부 규정도 변경했다. KIST 관계자는 “연구원 경력, 성과 등을 종합 검토해 정년 연장 대상자를 선발했다”며 “2013~2014년 퇴직 예정자 중 올해 선정되지 못한 사람들은 내년에 다시 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5세까지 근무하는 출연연구소 연구원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올초 연구 환경 개선을 위해 우수 연구원들의 정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고 KIST가 첫 적용한 것.
KIST가 정년 연장의 물꼬를 트면서 그동안 노조의 반대로 제도 도입을 주저했던 다른 출연연구소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출연연구소의 양대 노조 격인 전국공공연구노조와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조는 우수 연구자에 한해 선별적으로 혜택을 주는 정년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외환위기 때 65세에서 61세로 낮춘 정년을 연구원과 행정직 차별 없이 모든 직군에 대해 환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KIST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다른 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은 KIST와 비교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등 정년 연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대전 지역의 출연연구소들은 공동으로 정년 연장을 위한 인사 규정을 만들어 일괄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노조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공동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한 출연연구소 관계자는 “다른 일반 기업과 비교할 때 우수 연구원들이라도 정년을 연장하게 된 것이 좋은 기회”라며 “연말까지는 정년을 연장하는 연구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과위 관계자는 “전체 연구직 1만명 가운데 매년 1% 인력에 대해 정년을 연장하면 사실상 모든 퇴직 연구원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