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에 눈물 흘린 농민 뒤에…몰래 웃는 어민 있었다


서해안 꽃게 풍년… 태풍으로 물갈이 효과 때문

롯데백화점이 7일부터 3일간 전점에서 '가을 활꽃게 행사'를 진행한다.이번 행사에 전개되는 물량은 30t 규모, 1만 박스에 달한다. 개별 가격은 2만원 대에 판매한다. 꽃게는 체내 지방축적을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맛도 좋다.

롯데가 이처럼 대규모 꽃게 행사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태풍 ‘볼라벤’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8월말 태풍 ‘볼라벤’이 지나가면서 전복, 과일 등을 재배하는 농민들은 울상이었지만 꽃게잡이를 하는 어민들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물갈이 효과를 일으켜 플랑크톤이 풍부해져 먹이가 늘어나는 데다, 마침 금어기도 끝나 질 좋은 꽃게를 대규모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꽃게 풍년의 주된 원인은 물갈이 효과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물갈이 효과는 태풍이 지나가면서 바닷물이 순환되어 플랑크톤이 위, 아래로 이동하는 효과를 말한다. 꽃게는 플랑크톤을 섭취하여 영양분을 얻는데 플랑크톤의 이동으로 더 많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 빠르게 성장하고 살이 쉽게 오른다. 따라서 태풍이 지나간 후, 조업을 하게 되면 크기가 크고 살이 단단한 꽃게가 많이 잡히게 됐다.금어기가 끝난 것도 꽃게 풍년에 영향을 주었다. 꽃게는 어족보호를 위해 7~8월이 법적 금어기로 정해져 있어 잡지 못하게 되어있다. 이 기간 동안, 산란기를 거치고 개체수가 늘어나며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9월에 본격적인 어획에 나서면 질 좋은 꽃게를 대규모로 잡아 들일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은 꽃게 유통과정의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톱밥을 이용하고 있다. 보통 꽃게를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물차를 많이 이용하는데 이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톱밥을 꽃게와 함께 박스에 넣으면 톱밥이 자연스럽게 꽃게의 눈을 가려줌으로써 마취 상태와 동일한 효과를 주게 된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임준환 롯데백화점 식품MD팀 CMD(선임상품기획자)는 “지금 생산되는 꽃게가 가장 제철꽃게이며, 꽃게의 살이 가장 좋을 때"라며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꽃게의 맛과 크기가 가장 절정인 상태로 롯데백화점은 충남 태안 안흥항에서 산지 직송해 판매해 맛이 더욱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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