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LIG 본사·회장 자택 압수수색

부실 숨기고 기업어음 242억 발행 혐의

계열사 부실을 숨기고 거액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로 LIG그룹 본사와 LIG건설 등에 대해 검찰이 19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LIG그룹 서울 합정동 본사와 LIG넥스원, LIG건설 등 계열사를 비롯해 구자원 그룹 회장(77),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 차남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40) 자택 등 10여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LIG건설 CP 1300억원어치를 2010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2월까지 판매한 우리투자증권 여의도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사무실과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CP 발행과 자금 관리 내역이 든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및 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LIG그룹 총수 일가는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이 불가피해진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해 2월28일~3월10일 LIG건설 명의로 242억원 규모 CP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구 회장 일가가 2006년 LIG건설을 인수하면서 담보로 잡힌 주식을 법정관리 이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사기성’ CP 발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룹 측이 LIG건설의 부실을 막으려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부당 지원했는지, 계열사 자금이 그룹 오너 일가의 금융계좌에 들어갔는지 등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LIG그룹과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