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②] 양적완화 과연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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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특별좌담
앵커 > 그렇다면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들어보자.
한국금융연구원 윤창현 > 돈을 풀 때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알아보자. 상류에서 물을 흘려보내는데 댐이 가로막고 있으면 아래로 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다. 댐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상류에서 물을 보내주는 것이 중앙은행이라면 댐의 물은 은행이다. 은행들이 조금 문을 열어 그동안 안 좋던 대상에 대해 대출을 해줘야 돈이 돈다. 그런데 아래로 수문이 열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굉장히 답답해하는 느낌이다.
미국 이야기를 들어봐도 은행에 가면 대출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옛날에 주택담보대출을 그렇게 잘 주던 은행들이 모두 새가슴이 됐다. 그래서 위에서는 참 답답하다. 자꾸 물을 흘려보내는데 그것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아래쪽에는 가뭄이 들고 물이 모자란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은행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은행들도 위기 때 여러 가지 형태로 비판을 많이 받고 자본이 부족하다고 해서 자본도 많이 메꾸었다. 그래서 지금은 완전히 은행들이 새가슴이 된 상태이고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고 있어 상류와 하류가 느끼는 괴리감이 굉장히 크다.
이번 QE3가 나온 것도 결국 2번이나 크게 했지만 조금 따뜻해지는 정도이지 물이 흘러가지 못하다 보니 답답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채권을 사고 돈을 중앙은행이 풀어야 돈을 풀 수 있는데 그 대상 채권을 주택담보부증권으로 발표했다. 그 돈이 직접 주택으로 흘러가라는 뜻이다.
어떻게든 그 돈이 주택으로 다시 흘러들어가 가격이 바닥을 치고 조금 올라주기만 해도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와 기타 실물투자가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주택을 타깃으로 잡은 것 같다. 어떻게든 바닥을 친 집값을 오르게 만들자. 약간의 국지적 인플레이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성공하면 그로부터 시작해 많이 좋아질 것인데 시간은 걸릴 것이다. 은행들의 행태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도 더 주고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시간이 걸린다. 앞으로 더 기다려야 한다.
성균관대학교 김인철 > 막연한 긍정은 아니다. 통화정책이 필요할 때 실물경기를 부양하려고 늘리면 바로 중앙은행인 연준이 정부의 국채를 공개시장에 가서 필요할 때 팔고 아니면 사서 통화조절을 했다. 지금은 은행이나 다른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국채를 사들이고 돈을 푸는 방법을 택했다.
즉 그때는 양적완화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양적완화를 쓰게 된 이유는 그런 식으로 미국경제를 자기 자체의 경제회복을 위해 돈을 푼다고 하면 많은 나라들이 반대한다. 달러를 풀게 되면 달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같이 내려간다는 거부감, 저항이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돈을 가지고 놀리는 사람들이 있다. 또 장기적으로 자기 돈을 오랫동안 묶어두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단기국채를 주고 돈을 받고 그것을 다시 장기투자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양적으로는 인플레라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도를 단기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흡수해 그것을 다시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업가에게 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플레를 하지 않으면서 자금을 사업가에게 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금리가 낮아도 돈을 빌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 의욕이 있는, 특히 장기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에게 자금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장기 이자는 내려가고 단기이자는 조금 올라가니 결과적으로 인플레는 덜 되며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금리의 효과만 가지고는 투자가 되지 않으니 양적완화를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 효과가 미진하니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부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투자를 하라며 돈으로 바꿔줬다. 민간 은행이 발행한 채권도 그것을 매입해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3차 양적완화는 조금 더 유동성을 많이 제공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기대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실물경기가 살아날 것 같다는 기대의 근거가 있다. 2012년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에게는 100년 간 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스가 있다’고 했다. 이는 셰일 가스 이야기다. 이것은 벌써 효과가 있다. 가스가 그동안 4, 5달러 하던 것이 2, 3달러로 내려갔다. 앞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본다. 미국의 셰일 가스는 100년 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시추하는 기술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다. 수직 시추해 고속, 고압의 물을 넣어 진흙에 있는 가스와 오일을 부숴서 나오게 하는 기술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미국의 가스 가격이 내려가면 미국의 생산비도 내려가고 앞으로 경쟁력이 살아나며 미국경제가 제일 먼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3차 양적완화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앵커 > 양적완화가 계속 이루어지면서 환율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일본은 앙적완화를 환율 방어 차원에서 단행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양적완화가 미국경제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신흥국이는 환율 때문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브라질과 인도가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금융연구원 윤창현 > 그것은 두 가지로 봐야 한다. 당장 돈으로 보면 미국의 돈이 많아 지고 자기 나라 돈은 그대로 있어 자기 나라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미국 돈의 가치는 떨어진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완화 정책이 신흥국들의 수출을 더 활성화시키거나 주택경기를 부양하고 소비를 진작하는 등의 효과를 통해 실물에서는 거꾸로 좋은 효과와 연결될 수 있다.
신흥국들의 입장은 일단 미국경기가 살아나고 유럽에서 위기가 진정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호재이기 때문에 돈을 풀어서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시도 자체에 대해 비판을 한다는 것은 모순이 있다.
처음 이 위기의 진원지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위기가 진정되고 극복되는 모습이 보여야만 그 다음 회복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의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하고 그것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면서 신흥국도 대응해야 한다.
당장 돈이 많아지고 환율이 조정되어 힘들어지는 부분은 어느 정도 기업들이 자기의 이익을 줄이거나 리스크 관리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 그러므로 큰 그림에서 볼 때 개별기업은 환율의 조정이 힘들지만 전 세계 경제를 대상으로 볼 때는 양적완화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빨리 나타나 그것이 전체 공기를 따뜻하게 해 얼어붙었던 전 세계 경제가 회복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 계기는 신흥국이 마련할 수 없고 위기의 진원지인 선진국들의 몫이다. 그러므로 일정 부분 그에 대해 비판하더라도 일정 부분 박수를 치면서 빨리 회복하라고 도와줄 수 있는 개념도 같이 병행해야 한다.
성균관대학교 김인철 > 미국 달러의 양적완화 때문에 환율은 내려갈 수 있지만 미국은 국제통화이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그리고 여러 신흥국을 비롯해 과거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국제 유동성, 즉 국제통화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달러화가 상당히 필요하며 더 공급되어야 한다.
또 각국에서 통화를 양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므로 환율과 관련해 달러가 언제쯤 어떻게 되겠다고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달러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다. 어느 정도 무역거래에 대해 지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아직 글로벌하게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동안 디레버리지나 수출 등이 많이 있었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 해결되면 실물경제가 탄력을 받고 계속 오를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윤창현 > 글로벌 경기저점에 대한 문제에는 국제적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자기 문제에 닥쳐서 굉장히 힘들어하는 상태다. 유럽의 대국으로서 독일은 다른 나라도 들여다봤었지만 지금은 유럽 내부의 문제가 너무 복잡하니 그 문제에 매몰되어 있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제일 낙관적인 전망을 한 것은 유럽안정기금, EFSF다. 10월부터는 ESM이라는 상설 기구로 바뀌게 되는데 ESM의 대표인 레글링이 1, 2년 기다리면 될 것 같다는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유럽에는 양적완화에 해당하는 S&P 프로그램, LTRO, OMT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곳은 은행지원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일단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은행이 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행들이 문을 닫지 않도록 도와줌으로써 실물경제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주택에 신경을 쓰고 그에 따라 신흥국들은 환율 때문에 신경을 쓴다. 각자 자기 문제에 매몰되어 있는데 그 계기는 유럽보다 미국이 조금 나은 것 같다. 미국, 유럽, 중국 중 결국 미국에서 시작이 되지 않을까. 미국이 따뜻해지면서 유럽이 쫓아오고 중국도 그에 따라 같이 견인되는 3개의 고리가 어느 정도 해결되는 과정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유럽에서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보이며 위기가 스페인까지 가지 않았다. 스페인이 잘 넘어가는 듯하면 미국의 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그 다음부터는 따뜻함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1, 2년이고 미국이 조금 나아질 수 있는 내년 정도부터 온도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 최악의 상황이 보이고 있고 내년까지 고생한다면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앵커 >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될 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주택 지표, 부동산 지표가 회복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된다면 소비를 촉진할 만큼 강력한 기제가 될까.
성균관대학교 김인철 > 미국의 주택경기는 아직 살아나지 않았고 내년이 저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미국정부가 재정지출을 하려면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데 국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의회의 승인을 받을 때 부채의 한도를 15조 정도로 정했는데 지금 그 한도에 거의 도달했다.
그래서 미국의 기업 관련 협회에서 그것을 1년 정도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미국은 부채나 적자를 그런 식으로 계속 낼 수는 없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제 미국은 1년 이내에 확실한 결정을 해야 되는 상황에 와 있다.
그러므로 이번에 버냉키는 양적완화를 통해 확실하게 한 달에 400억 달러씩 풀겠다고 했고 유럽중앙은행의 드라기 총재도 유럽의 국가에서 국채를 가져오면 유로로 바꿔주겠다고 해 확실하게 유동성 공급은 확대시키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조금씩 유동성을 제공해 그것을 없앴다면 이제는 유럽 전체와 미국이 힘을 합쳐 유동성 공급은 확실하게 하겠다는 결심을 했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효과가 1년 이내에는 나타날 것이다.
앵커 > G2라고 일컬어지는 중국의 경기가 중요하다. 중국은 최근 많은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 중에 정권 이양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민감하다.
성균관대학교 김인철 > 중국경제도 글로벌경제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전처럼 수출이 고속도로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도 다소 위축될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중국은 노동력이 많고 임금이 싸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내수를 하는 등 마음만 먹으면 인플레를 감안하더라도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중국도 인플레를 심각한 과제로 보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격이 올라야 한다. 위안화가 무역거래에 통용되는 범위를 넓혀가는 등 중국은 나름대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그동안 여러 가지 필요한 조치를 했다. 중국이 이렇게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해 준다는 것은 고무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윤창현 >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지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업데이트 될 때마다 자꾸 줄어든다. 얼마나 떨어지려나 하고 지켜보니 연말이 되었다. 이번에도 거의 상저하저다. 처음에는 상저하고라고 해서 기대를 했지만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2%대로 떨어졌다. 재작년 6%, 작년 3%, 올해는 2%대로 굳혀져 가는 모습이다. 그래도 이 정도에서 막고 마이너스가 나지 않으면 고맙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자동차가 전진을 하는데 60km 달리다가 30km, 20km로 달리면 답답하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정말 경제가 나빠질 때는 뒤로 가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 이미 유럽은 마이너스가 많다. 그리스 등은 뒤로 가는 중이다. 뒤로 간다는 것은 최악이다. 우리가 6, 3, 2로 줄어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천천히라도 전진은 하고 있다. 절대적으로는 실망스럽지만 상대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그 상태를 견디며 가면 내년에는 다시 3%대로 조금 회복되는 수준의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가 저점이 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20km로 가다가 30km로 조금 빨라지고 그 다음에 40, 50km까지 갈 수 있으면 어느 정도 최악은 벗어난 것이다. 지금 터널의 끝이 조금 보이는 듯한데 마지막 컴컴한 부분을 통과하는 중이다.
또 이렇게 터널이 길 줄은 몰랐고 금방 터널을 빠져나올 줄 알았는데 하반기에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계속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것은 실망스럽지만 어떤 면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가지 부분을 같이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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