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판매액 3000억…CJ오쇼핑 간판 쇼호스트 된 왕영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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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뽀 같은 '언니화법'이 대박 비결"“‘왕톡’을 시작하고 나서 ‘매출을 올려야겠다’는 욕심을 갖고 방송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재미있고 진솔하게 시청자들에게 상품 소개를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그것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비결이라고 봅니다.”
2007년 시작한 '왕톡' 5주년 맞아
토크쇼 방식 진행도 인기에 한몫
최근 ‘왕영은의 톡톡다이어리’(왕톡) 5주년을 맞아 서울 방배동 CJ오쇼핑 사옥에서 만난 왕영은 씨(53·사진). MC와 가수로 인기를 끌던 연예인이라기보단 이젠 쇼호스트로 더 유명해졌다. CJ오쇼핑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방영하는 ‘왕톡’의 지난 5년간 매출이 3000억원을 넘었다. 지난달 4회에 걸친 5주년 기념방송의 총주문 금액도 122억5000만원이나 됐다.아동프로그램 ‘뽀뽀뽀’의 ‘뽀미언니’를 비롯 각종 쇼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했던 그는 2007년 9월 왕톡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홈쇼핑업계에 데뷔했다. 왕씨가 쇼호스트를 맡은 249회 방송 중 200여차례 이상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방송한 ‘오쿠 중탕기’는 총주문금액 3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6월 방송한 ‘오하루견과’는 1만2000개세트가 26분 만에 매진됐다. 신상엽 CJ오쇼핑 생활사업팀 부장은 “왕톡에서만 70번 이상 구입한 ‘단골고객’이 있을 정도로 주부층의 지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토크쇼를 가미한 왕씨만의 진행도 인기 비결이다. 2007년만 해도 토크쇼처럼 방송을 진행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쇼퍼테인먼트’(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 방식의 홈쇼핑 방송이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왕씨는 기존에 10분을 넘지 않던 상품소개를 30분에 걸쳐 진행했고, 이에 흥미를 느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유혜승 왕톡 담당PD는 “시청자들이 왕씨의 입담을 재미있어 하면서 방송을 보기 때문에 왕씨의 상품설명이 끝난 25~30분을 기점으로 주문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왕씨가 긴 시간에 걸쳐 상품을 소개하기 때문에 채널을 이리저리 바꾸다가 홈쇼핑채널을 보게 되는 ‘재핑효과’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같이 방송하는 강연희·모희연 쇼핑호스트를 ‘둘째’ ‘셋째’라고 부르면서 언니와 동생 같은 친근한 분위기를 이끌고 원액기에 대해 ‘채소·과일의 골수까지 뽑아내는 제품’이라고 설명하는 ‘왕영은식 화법’도 왕톡의 특징이다. 왕씨는 “상품기획 과정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에 ‘이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생활 속 경험담을 통해 제품을 설명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공감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왕씨는 앞으로도 왕톡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그는 “방송 생활을 30년 동안 하면서 한번도 홈쇼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홈쇼핑 채널의 영향이 커졌다는 걸 깨닫고 왕톡을 진행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른 방송들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제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