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부그룹, 증자·BW로 넉달새 3000억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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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이어 두번째 규모▶마켓인사이트 10월9일 오후 3시40분
주가 부진…흥행 우려
동부그룹이 STX그룹과 함께 올해 공모시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이 잇따른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최근 넉 달간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경제신문 마켓인사이트가 실시간 집계하는 주식자본시장(ECM) 통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올 들어 공모시장에서 1931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6월 동부CNI가 547억원 규모로 유상증자한 것을 시작으로 동부건설이 800억원의 BW를 발행했고 8월과 9월에는 동부건설과 동부로봇이 각각 540억원, 44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 8일 동부제철이 1000억원의 BW 발행을 결정한 것까지 포함하면 동부그룹은 6월부터 총 2931억원의 자금을 공모시장에서 조달하게 된다.
올 들어 공모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한 대기업 계열은 STX그룹으로 STX와 STX조선해양, STX팬오션이 총 5500억원의 BW를 발행했다. 동부그룹은 STX에 이어 그룹별 ECM 발행 규모 2위를 나타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이미 회사채 시장에서 상당 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ECM 공모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다”며 “채권단과의 재무약정에 따라 부채비율을 낮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달아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자금이 달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부그룹 계열사들은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공모 시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부건설의 경우 6월 BW 800억원 모집에 448억원 실권이 났고 8월 유상증자도 미달됐다. 오는 22일 청약을 받는 동부제철 BW 역시 흥행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은 액면가인 5000원으로 시가보다 높다. 이날 동부제철의 종가는 4620원이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