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공기업] 한국산업단지공단, 산업단지 ODA·컨설팅…남미 등 개도국에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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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경수·사진)의 산업단지 구축 노하우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산단공은 개발도상국 산업단지 개발사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직접 개발은 아니다. 현재 재정 상황과 인력구조상 해외 산업단지를 직접 개발하는 것은 힘든 상태라는 게 공단 측 설명. 2002년 11월부터 2003년 12월까지 진행했던 중국 단둥산업단지(28만7000㎡) 개발이 마지막 직접 개발사업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중동 및 아프리카, 남미 등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산업단지 모델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줄을 잇자 산단공은 직접 개발 대신 공적개발원조(ODA)나 컨설팅 형태의 간접 지원사업을 선택했다.
◆개도국들에 산단 개발 노하우 전수
산단공의 대표적인 컨설팅 지원사업은 지난해 12월 수주한 100만달러 규모의 아제르바이잔 한국국제협력단(KOICA) ODA. 아제르바이잔의 경제특별구역 및 산업단지 조성과 운영전략을 컨설팅해주는 사업이다. 현재 산단공은 아제르바이잔에 산업단지 관련 법과 제도부터 관리기관 설립, 구체적인 실행전략까지 총체적인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있다.산업단지를 보고 배우기 위한 개발도상국들의 방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에티오피아 산업부 공무원 일행이 국내 산업단지 정책을 배우기 위해 산단공을 방문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4%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로 최근 섬유산업단지 개발을 통한 제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산단공은 이들에게 50여년간 축적된 산업단지 개발 및 관리·기업지원 방법을 전수했다. 이후에도 산단공은 에티오피아 측과 직접적인 산업단지 개발 참여가 아닌 정책 추진과 청사진 제시 등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키로 약속했다. 지난 5월엔 나이지리아 차관급 공무원 5명을 포함한 공무원단과 산업단지 개발 관련 교육연수 사업을 진행했고 카자흐스탄, 우즈베크, UAE, 카타르 등과 단기 컨설팅 형태로 산업단지 모델을 수출하고 있다.
◆‘생태산업단지’ 모델도 수출
산단공이 추진하고 있는 생태산업단지 역시 개도국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모델이다. 산단공은 지난 5월 정부기관 최초로 세계은행과의 지식수출 계약을 통해 생태산업단지(EIP) 모델을 방글라데시에 수출했다. 생태산업단지는 생산공정에서 발생되는 부산물, 폐기물 등을 다른 기업의 원료나 에너지로 활용하는 산업단지로 산업공생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실가스배출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산단공은 2005년 포항과 여수, 울산을 시범사업단지로 지정한 뒤 연 평균 65억원을 투입해 전국 8개 지역 38개 국가산업단지를 생태산업단지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산단공 측은 지난 8년간 50개의 산업공생 실증화를 통해 연간 1708억원의 비용절감과 함께 56만t의 온실가스와 43만t의 폐기물을 줄였고 신규 일자리 242개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생태산업단지가 방글라데시의 녹색경제특구 모델로 선정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한국의 경쟁력을 인정한 것이라는 게 산단공 측 자체 평가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