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림 넣은 커피보다 아메리카노?…커피믹스 판매 36년만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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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원두스틱 생산 늘려해마다 늘어나던 국내 커피믹스 판매량이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커피믹스에서 고급 원두커피 쪽으로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남양은 해외수출 확대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커피믹스 판매량은 5만3330으로 작년 상반기(5만3616)보다 0.53%(286) 줄었다. 1위 업체인 동서식품 판매량이 4만3879에서 4만2546으로 줄었고, 한국네슬레(5634→3063)와 롯데칠성음료(1005→492)의 감소폭도 컸다. 2010년 12월 커피믹스 사업에 뛰어든 남양유업(2105→6369)만 판매량이 늘었다.커피믹스 판매가 줄어든 것은 동서식품이 1976년 국내 첫 커피믹스인 ‘맥스웰하우스 파우치커피’를 내놓은 이후 36년 만이다. 가격인상의 영향으로 매출액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소비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커피믹스 시장은 1980~1990년대 연 2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원두커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커피믹스 시장이 위축됐다는 지적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말 전국의 커피전문점은 1만2381개로, 2006년 말 1254개에서 5년 만에 10배로 불어났다.
업체들은 커피믹스를 대체할 후속상품 발굴에 나서고 있다. 동서식품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와 같은 맛을 구현한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가 인기를 얻자 10일 소용량 제품인 ‘카누 미니’를 출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올초 생산량을 2배 늘렸고 연내 추가로 2배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한국네슬레는 커피믹스에선 밀리지만 에스프레소 머신 부문을 장악하고 있다. 고급형인 ‘네스프레소’와 보급형인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통해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커피믹스를 출시한지 1년여 만에 대형마트 점유율이 20% 선에 육박한 남양유업은 판촉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1800억원을 투자해 전남 나주에 국내 최대 커피공장을 짓고 있으며, 내년 10월부터 연간 50억개의 커피믹스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테이크아웃 커피가 ‘국민 디저트’로 자리잡으면서 커피믹스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과자 등 다른 간식거리의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 빙과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름철 폭염이 발생하면 아이스크림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요즘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부터 찾는 추세”라고 전했다.
강지연 한경닷컴 기자/임현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