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재건축 10가구 중 4가구 금융위기 때보다 하락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가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실질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2008년부터 지난 3분기까지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8만4149가구의 시세 추이를 조사한 결과 39.7%인 3만3473가구의 실질가격이 2008년보다 떨어졌다고 14일 밝혔다. 실질가격은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가격이다.지난 9월 현재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941만원이지만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분 2.7%를 반영한 실질가격은 2862만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가격이 폭락했던 2008년 2740만원에 근접한 것이다.

강남구는 2만2855가구 중 1만5083가구(65.9%) 실질가격이 2008년을 밑돌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이하 공급면적)는 3.3㎡당 2613만원에서 2433만원으로 떨어졌고, 개포주공1단지 52㎡도 5361만원에서 4853만원까지 내렸다. 강동구도 재건축 2만198가구 가운데 고덕동 고덕시영·고덕주공아파트 등1만2377(61.2%)가구가 금융위기 때 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송파구는 2만1051가구 중 23.2%인 4894가구가 4년 전보다 값이 빠졌다. 신천동 미성 168㎡, 잠실동 우성 1~3차 148㎡ 등 중대형이 약세지만 지난 8월 이주를 시작한 가락동 가락시영 1~2차는 모든 주택형이 내렸다.서초구는 잠원동 한신4차 등에서 재건축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2만45가구 중 1119가구(5.5%)를 제외한 나머지가 2008년에 비해 오른 가격을 유지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연구소장은 “추석 이후 취득세 감면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연말에도 시세가 오르는 재건축 단지는 드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