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급증…일본과 닮은꼴…5년 후엔 도쿄처럼 '작은 집'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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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경영연구소 전망앞으로 5년간 4인 이상 가구가 급격히 줄면서 중대형 주택 수요도 계속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1~2인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소형 주택에 살려는 사람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8일 내놓은 ‘가구 구조 변화에 따른 주거 규모 축소 가능성 진단’보고서에서 2017년 총 가구 수는 1919만가구로 2012년(1795만가구)보다 124만가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통계청의 ‘201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예측한 것이다.
○소형주택 거주 가구 급증KB경영연구소는 이 같은 가구원 수 변동치, 현재 가구당 주거면적 변화 추이 등을 감안하면 2017년까지 순증하는 124만가구 중 절반을 훨씬 넘는 75만가구가 전용면적 기준 60㎡ 미만의 소형 주택에서 살 것으로 예상했다.
1~2인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중대형 주택 수요 증가는 급격히 정체되는 반면 소형 주택에 살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 60~102㎡ 규모에 사는 가구 수는 38만가구, 102㎡ 초과 주택에 사는 가구 수는 10만가구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연령별 가구주 변화를 감안해도 중대형 주택 수요가 늘어나기는 쉽지 않다. 최근까지 ‘중대형 주택 갈아타기’에 큰 관심을 보여 온 30~54세(가구주 기준) 4~5인 가구는 2012년 379만가구에서 2017년 309만가구로 70만가구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KB경영연구소 측은 가계부채 문제로 정부의 대출규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형 주택 매매시장이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거주면적 일본과 비슷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의 거주면적 변화는 일본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수도권의 가구당 평균 거주면적은 일본의 수도권인 도쿄도와 비슷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수도권의 가구당 거주면적은 2005년까지 급격히 커지면서 2000년대 후반엔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005년 이후엔 증가율이 둔화돼 2010년에는 64.4㎡로 2005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8년 기준 도쿄도의 가구당 거주면적인 63.9㎡와 유사한 규모였다. 일본도 2003년 64.5㎡를 정점으로 가구당 거주면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경묵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 가구 구조는 일본의 1990년 이후와 비슷하게 가구원 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사람들이 거주 주택의 규모를 줄여나간 점에 비춰볼 때 한국 역시 유사한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