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진출 10년 만에 연 100만대 생산…중국이 놀랐다 '셴다이쑤두'

베이징 3공장 본격 가동
지난 4월 열린 ‘2012 베이징모터쇼’. 공식 판매 전 선보인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랑둥(중국형 아반떼MD)이 ‘최고 인기모델’로 뽑혔다. 인터넷과 모터쇼 현장에서 675만여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그로부터 4개월 후인 8월 베이징현대차(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3공장에서 랑둥이 출시됐다. 백효흠 베이징현대차 사장은 “판매 첫달인 8월 1만1613대, 지난달 1만5243대가 팔려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고 말했다.○‘중국 100만대’시대

22일 방문한 베이징현대차 3공장. 기존 1, 2공장에서 동북쪽으로 20㎞ 떨어진 베이징시 순이구 양전개발구 지역에 있다. 146만㎡(44만평)의 부지에 들어선 이 공장은 현대차 해외 단일 공장으로는 최대인 연간 4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2010년 11월 첫 삽을 뜬 3공장은 지난 7월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2002년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으로 1공장(연 30만대)을 건설해 중국에 첫발을 내디딘 현대차는 2008년 2공장을 추가로 설립, 연 60만대 생산 설비를 확보했다. 이어 3공장 완공으로 해외 단일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국 진출 10년 만에 100만대의 생산 체제를 완성했다.○‘셴다이쑤두(현대속도)’

현대·기아차는 매년 높은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며 폭스바겐, GM에 이어 중국 내 3위 업체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17만대(시장점유율 10%)를 판매, 폭스바겐(219만대)과 GM(120만대)을 추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비약적인 성장은 ‘셴다이쑤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높은 성장세를 뜻하는 말로 국어 사전에도 등재돼 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진출 2년 만인 2004년 연간 판매 20만대를 돌파했다. 2006년 누적판매 10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월 500만대를 달성했다. 다음달 6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올 들어 9월까지 93만대의 판매실적을 기록, 연간 판매목표 125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베이징현대차 2공장에서 일하는 왕쯔웨이 씨(32·완성차 조립라인)는 “셴다이쑤두만큼은 다른 업체들이 도저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좋은 차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곧 폭스바겐과 GM을 추월해 중국 내 최고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 공장서 12개 차종

베이징현대차 3개 공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변화에 발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차종 혼류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 한 개 공장에서 여러 차종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들 3개 공장은 총 12개의 모델을 생산한다. 1공장은 엘란트라(아반떼XD), 투싼, 엑센트, 베르나, 밍위 등 5개 차종을 만들고 있다. 2공장은 i30, 위에둥(아반떼HD), ix35(투싼ix), 쏘나타(YF) 등 4개 차종을 조립한다. 3공장은 위에둥과 랑둥, 싼타페(예정)를 만든다. 베이징현대차는 중소형차 위주에서 벗어나 중형급 이상 차종 생산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4월 2공장을 통해 신형 쏘나타를 투입, 중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쏘나타는 2010년 12월 광저우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이후 중국 100여개 유력 매체로부터 ‘2011년 가장 기대되는 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7만대 이상 판매돼 베이징현대차의 주력 차종으로 부상했다.

백 사장은 “현재 760개인 딜러망을 2015년까지 10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